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산업 >

팬택 '베가아이언2 시그니처' 서비스 중단…왜?

'메탈' 디자인 강조 위한 주요 마케팅까지 중단…결국 법정관리 가나 관측도
이통사 여전히 '묵묵부답'…채권단 25일 채권 만기까지만 '대기'

(서울=뉴스1) 맹하경 기자 | 2014-07-14 07:05 송고
팬텍 베가 홈페이지 '시그니처 서비스' 종료 안내. © News1

이동통신사와 채권단 사이에 팬택의 출자전환을 놓고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팬택이 '베가아이언2'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하던 '시그니처 서비스'를 중단했다. 베가아이언2의 금속 테두리(베젤)를 강조하기 위해 앞세웠던 주요 마케팅까지 중단되자 팬택이 사실상 법정관리 수순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업계에서 나온다.
14일 현재 팬택의 베가 홈페이지(www.ivega.co.kr)에는 현재 시그니처 서비스 중단을 알리는 팝업창이 떠 있다. 이 공지에는 '현재 전국 25개소에서 진행 중인 시그니처 서비스가 2014년 7월 12일 종료됩니다. 지금까지 시그니처 스튜디오를 성원해 주신 고객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시그니처 서비스는 고객이 원하는 사인이나 문양을 새겨주는 서비스로 팬택의 '엔들리스 메탈' 디자인을 강조한 주요 마케팅 수단 중 하나다. 끊김없이 하나로 이어진 금속 테두리는 팬택이 내세우는 강점으로, 안테나 전파 수신 등 기술력과 부담스런 원가비용 등 문제로 아이폰에서도 구현하지 못했던 기술이다. 팬택은 베가아이언2에 6가지 색상의 메탈 테두리를 마련했다.

팬택은 이같은 금속 테두리의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고객들의 개성을 담을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대폭 확대하기도 했다. 서비스 지점을 기존 8개점에서 총 25개점으로 확대하고 글자체, 새길 위치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사용자가 직접 디자인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팬택은 지난달초 "2000명 이상의 고객이 시그니처 서비스를 이용했으며 독특한 시그니처로 인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2일자로 이 시그니처 서비스는 시작 2개월만에 중단됐다. 팬택 관계자는 "베가아이언2 구매 고객들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시그니처 서비스는 12일부터 중단된 것이 맞다"며 "베가아이언2 고객들은 더 이상 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팬택이 '베가아이언2' 출시 당시 대대적으로 확대에 서비스 확대 및 홍보에 나선 '시그니처 서비스' © News1
팬택의 주요 마케팅까지 중단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팬택이 사실상 법정관리 절차를 밟는 수순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고 분석했다.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자산과 채무 등이 동결되기 때문에 이전까지 최대한 비용을 줄여놓으려 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그니처는 무료서비스지만 레이저로 개개인의 디자인을 새겨주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많이 나갈 수밖에 없다"며 "출자전환을 두고 부정적인 기류가 확산되고 있어 비용이 드는 지속적인 서비스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워크아웃 중인 팬택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이통3사에 각각 3000억원, 1800억원의 부채를 지고 있으며 채권단이 출자전환의 전제조건으로 이통사의 동참을 요구한 상태다. 채권단은 계속해서 이통3사의 출자전환을 설득하고 있지만 이통3사가 이에 부응할 가능성은 낮다.

채권단은 당초 이달 4일이었던 이통3사의 출자전환 동의 시한을 이날로 연기한 데 이어, 오는 25일까지 추가로 연기하며 더 검토할 말미를 주겠다는 입장이지만 이통사들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출자전환 계획에 차질이 생기자 팬택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동통신 산업 생태계에서 팬택이 존속할 수 있도록 채권단의 제안을 이통사들이 전향적으로 검토해 주길 간절히 호소한다"고 읍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통사가 사실상 거부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도 '채권단의 추가 시한 연장에도 답변이 없는 것은 사실상의 거부 의사가 아니냐'는 질문에 "지금까지 이통사들이 결정하지 않은 것은 사실상 출자전환 제안에 대한 일축으로 봐도 된다"고 밝혔다.

계속되는 이통사의 시큰둥한 반응, 최신 스마트폰 구매고객을 위한 서비스 중단 등이 겹친 팬택은 다음주 안으로 운명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이달 25일에 팬택의 정기 상거래 채권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이통사로부터 출자전환 참여 답변을 받아 워크아웃 행을 확정해야 한다.


hkmaeng@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