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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잡범 결사대'에 농락당한 검경

(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 2014-07-13 22:14 송고 | 2014-07-17 00:31 최종수정

13일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은 임정혁 대검찰청 차장검사 주재로 강찬우 대검 반부패부장, 윤갑근 대검 강력부장, 경찰청 등 검·경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지검에서 유관기관 점검회의를 열고 유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유효기간이 만료될 경우 다시 영장을 청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법원이 정해준 22일까지 유 전 회장을 검거하지 못할 경우 영장을 다시 청구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돼 온 '기소중지' 의견을 배제하고 끝까지 유 전 회장을 추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검찰과 경찰이 이날 밝혔듯이 그동안 검찰은 특별수사팀에 검사 15명을 포함한 110여명을 투입해 유 전 회장의 행적을 쫓아왔다. 경찰도 유 전 회장의 검거활동에 2600여명을 투입했고 해경도 2100여명을 동원했다. 심지어 우리 해군도 극히 이례적으로 민간인인 유 전 회장의 해외도피를 막기 위한 '작전'에 투입돼 있는 실정이다.

이날 기자브리핑에서 검찰 관계자는 유 전 회장을 검거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에 대해 구원파 신도들의 적극적인 도피 비호를 들었다. 공고한 신앙심에 바탕을 둔 풍부한 인적 자원과 아울러 전국에 수천 곳의 숨을 곳이 있다는 게 유 전 회장 검거 실패에 대한 해명아닌 해명이었다.

그러나 이런 논리라면 앞으로도 유 전 회장을 잡을 확률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더구나 사실상 검경의 최정예 수사, 검거 조직이 총동원돼 몇달 동안 전국을 이잡듯이 뒤진 결과가 이 정도밖에 안된다는 사실을 납득할 국민들이 얼마나 될 지 의문이다. 이 때문에 '유병언을 못 잡는 게 아니라 안 잡는 것 아니냐'는 웃지못할 우스개까지 돌아다닌다.
유병언은 현재 신용카드, 휴대전화, 자동차, 인터넷 등 검경의 추적이 가능한 수단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있다. 측근과 또다른 점조직 측근으로 이어진 수백대의 차명 휴대전화기로 엄중한 보위를 받고 있는 '유병언 결사대'를 뚫기 위해서는 전혀 새로운 방식의 대응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유병언이 아니라 유병언을 둘러싼 '최측근 결사대'를 와해시키고 일망타진하지 않는다면, 유병언 검거는 앞으로도 요원하다.

이쯤에서 유병언 검거 작전 전략이 애초부터 잘못된 건 아닌지, 원점에서 다시 점검해 볼 필요는 없는지 재검토해야한다. 그동안 몇 달동안 거리를 헤매고 다닌 검거 전담반의 피로도도 감안해 '선수 교체'도 검토해야하는 것 아닐까.

검경의 조직범죄 전담반과 과거 공안사건 때 수배자 추적에 나섰던 경찰 보안수사대 요원들을 활용할 수는 없을까. 그들은 휴대폰과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도 사노맹과 전대협, 한총련 등 신출귀몰했던 핵심 수배자들을 끝까지 추적해 검거했던 베테랑들이다.

혹여 '8학군 검사'들과 '경찰대' 출신들로 채워진 유약한 엘리트 검경 전담반이 잡범에 불과한 '유병언 결사대'의 정신력(?)을 못 넘어선 것 아니냐는 의문도 든다.

'아들이 보고 싶어 아직 아들의 양말과 옷을 입고 다닌다'는 세월호 유가족의 한맺힌 목소리에 다시 귀기울이며 유병언 검거팀이 심기일전하길 바란다. 곧 세월호 참사 100일이다.


ar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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