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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깜빡이 켜졌다" 채권시장 '다음달 인하'에 베팅

만장일치 동결 관행 깨져...이주열 총재 '경기 하방 리스크' 언급
그러나 이주열 총재는 금리인하 거부감..다른카드 쓸수도

(서울=뉴스1) 강현창 기자 | 2014-07-10 11:32 송고 | 2014-07-10 23:48 최종수정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 시작에 앞서 생각에 잠겨 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0.25%포인트 인하된 이후 13개월 연속 연 2.5%를 유지하고 있다. 2014.7.1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한국은행이 금리인하의 깜빡이를 켰다"

국내 채권시장이 기준금리 인하에 베팅하기 시작했다. 최경환 신임 경제부총리를 맞는 기획재정부에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이달 발표하고 이어서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하해 박자를 맞출 것이란 전망도 많다.

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명의 금통위원이 기준금리 인하에 투표한데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경제에 하방리스크가 생겼다'는 발언이 근거가 됐다. 이 총재가 심정적으로 금리인하에 거부감을 표출했지만 시장은 그의 이 발언이 최경환 경제부총리 내정자의 공격적인 경기부양에 동조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2.1bp(1bp=0.01%포인트) 하락한 2.590%에, 10년물 금리는 6.8bp 하락한 3.085%에 고시됐다. 3년 만기 국채선물(KTB) 9월물은 전날보다 11틱 오른 106.78로 마감했다. 10년 만기 국채선물 9월물은 전날보다 66틱 상승한 116.35로 장을 마쳤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2.50%로 14개월 연속 동결했다. 계속된 동결이지만 성격은 전과 달랐다. 금통위원들 중 한 명이 소수의견을 낸 것이다. 기준금리 동결 결정 과정에서 '만장일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지난해 6월이후 처음이다.

김대형 유진선물 연구원은 "소수 의견이 존재했던 만큼 변동성이 단기물 위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소수의견이 나왔다는 것에 대해 기준금리 인하의 시그널이라고 해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브리핑 과정에서 '하방리스크'를 계속 언급했다. 이날 이 총재는 모두발언을 포함해 질의응답까지 하방리스크가 크다는 내용을 서너차례 반복했다.

이 총재가 연거푸 '하방리스크'를 언급한 것은 경기인식에 대한 변화를 시사하는 부분이다. 한은은 지난 4월 성장률 발표 당시만 해도 경기 회복세가 완만히 지속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이날 이 총재는 "세월호 이전에는 대외 위험이 컸으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면서 그 파급효과가 일반적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길게 가는 상황"이라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다소 꺾었다.

또 이날 금통위 직후에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예상되는 경제성장률을 4월 발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4.0%)에 비해 0.2%포인트 낮은 3.8%로 하향조정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연평균 기준)은 1.9%로 예상, 지난 4월 2.1%에서 0.2%포인트 낮췄다.

여기에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사실상 금리인하에 대한 주문을 내놓고 있다는 점도 시장에 자극을 줬다.

최 후보자는 지난 8일 청문회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기부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기준금리는 금통위에서 고유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가 그 수준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현재 우리 경제의 불균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확대균형적인 스탠스를 잡고 가야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한은에 금리를 내려달라는 요청을 한 것이다.

일련의 시그날에 대해 증권가는 이르면 다음달 금리인하 가능성을 점쳤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를 표현하자면 '물증'은 '동결'이지만 '심증'은 '인하'인 셈"이라며 "8월 금통위까지 발표될 국내지표 중 소폭 부진한 지표가 나올 경우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취임 후 정책공조 효과의 극대화 차원에서 다음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같은 시장의 판단과 별개로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리인하에 거부감을 계속 드러냈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성장세가 최근 주춤했고 앞으로의 전망도 하향조정했다"면서도 "현재 금리 수준은 경기회복세를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로 하향조정했지만 이 수준 역시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또 "앞서 하방리스크가 커졌다고 말한 것은 금통위가 하방리스크를 유념해서 보겠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경제에 대한 솔직한 인식을 내놓으려고 한 것일 뿐, 금리 조정을 염두해 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 총재가 부진해진 경기회복세를 돋구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 보다는 수량 정책 등 다른 카드를 동원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출한도를 늘릴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대출정책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올리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khc@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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