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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소속팀에서 못 뛰던 선수는 죄다 못 뛰었다

실망스럽던 ‘의리 논란’ 당사자들의 경기력

(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4-06-26 22:53 송고 | 2014-06-26 23:19 최종수정

결국 홍명보 감독이 애초 세운 원칙이 옳았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대표선수 선발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판단이 맞았다. 리그에서 못 뛰는 선수들이 국가대항전에서 잘 하길 기대했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그 현명한 결정을 왜 바꿨는지 아쉬울 따름이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27일(한국시간) 벨기에와의 조별예선 3차전에서 0-1로 패하면서 브라질 월드컵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대승이 필요했던 경기였는데 1골도 넣지 못했다. 10명이 싸운 상대에게 오히려 카운터펀치를 맞고 쓰러졌다. 1무2패 승점 1점, H조 최하위라는 초라한 성적만 남았다.
위로 삼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로 실패한 대회다. 2002년 월드컵 이전으로 되돌아간 것 같은 모습이 당황스러울 정도다.
지난 17일 열린 조별예선 1차전에서 러시아를 상대하던 윤석영의 모습. 소속팀에서 활약이 적었던 윤석영은 월드컵 내내 부진했다. 박주영 역시 마찬가지였다. © News1 쿠이아바(브라질)=박정호 기자

지적해야할 것들이 많다. 그 중 하나가 선수들 개개인의 준비 상태다. 전술적인 준비는 차치하더라도 선수들의 몸 상태가 과연 월드컵을 준비하는 이들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수준 미달이었다. 체력도, 감각도, 마음가짐도 모두 부족했다.

괜스레 원칙을 깬 홍명보 감독을 괴롭히기 위함이 아니다.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이들의 플레이가 특히 좋지 않았다. 박주영, 윤석영, 지동원 등이 대표적이다.
박주영과 윤석영은 대표적인 ‘의리 논란’의 당사자들이다. 소속팀에서 거의 뛰지 못하던 이들이지만 홍명보 감독은 “원칙은 내가 깬 것이 맞다”는 당당한 사과와 함께 그들을 감쌌다. 비록 리그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으나 가진 재주가 특별한 이들이니 훈련을 통해 충분히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렇게 팬들을 설득했다. 아마 자신도 진짜 그렇게 믿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판이었다.

조별예선 1, 2차전에 모두 선발로 나왔던 박주영은 단 1개의 슈팅 없이 철저히 침묵했다. 일각에서는 수비 가담과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 등이 좋았다고 했으나 요즘 그 정도도 안 하는 공격수는 없다. 왼쪽 풀백 윤석영 역시 비난의 화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윤석영은 소속팀 QPR에서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던 선수다. 승격 PO 일정 때문에 대표팀 합류도 가장 늦었다. 우려가 적잖았으나 홍명보 감독은 1차전부터 3차전까지 풀타임을 맡겼다. 결과는 실망 자체였다. 수비진 전체가 안정감을 주지 못했으나 특히 왼쪽은 ‘구멍’에 가까웠다. 박주호의 부상이 다시 재발한 것 아닐까 상상될 정도로 윤석영 투입은 의아스러웠다.

둘 뿐 아니라 지동원, 김보경 등 교체 멤버들도 제몫을 하지 못했다. 이들 역시 유럽파라고는 하지만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뿌리 내리지 못한 케이스다. 예년에 비해 2013-14시즌의 활약이 부족했던 구자철 역시 런던 올림픽 때의 포스와 달랐다.

결과적으로 손흥민, 이청용, 이근호, 김신욱 등 제 몫을 해준 이들을 살펴보면 모두 각자 소속팀에서 잘 뛰던 이들이다. 소속팀에서 뛰지 못한 선수들은 죄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소속팀에서 잘하지 못하면 대표팀 발탁은 없을 것이라던 홍명보 감독의 원칙은 옳았다. 잠시 잠깐 착각했겠지만 스스로 월드컵을 통해 다시 확인했을 것이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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