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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테러 확산…기후변화도 한 요인 "지구의 역습"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4-06-15 22:29 송고

세계서 확산되는 테러의 배후에 기후 변화도 한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구온난화 등에 따른 자원 부족, 생태 변화가 폭력과 갈등을 부추긴다는 설명이다.

나이지리아에서 창궐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보코하람의 테러에도 물 부족으로 인한 목축 무슬림과 농경 기독교간의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진보언론 마더존스는 지난 11일자 기사에서 보코하람 등 극단주의 세력의 발생과 폭력의 메카니즘에 대한 환경학적 분석을 내놓았다.

마더존스에 따르면 수세기동안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종족인 풀라니족은 사하라사막 남쪽에 위치한 사헬지대를 가로질러 동과 서로 가축을 이동시키며 목축 생활을 했다. 하지만 20세기 초, 가뭄이 잇따르면서 풀라니족은 풀을 찾아 북에서 남으로 경로를 바꿨고 이로 인해 60년전 최초로 농경민족들과 토지를 둘러싼 다툼이 일어났다.

1960년대 말 또 가뭄으로 풀라니족이 대거 남으로 향하면서 남부 농경민들과의 충돌이 재발했고 그후 사막화가 더 심해지면서 보통 12월에서 다음해 5월까지 머물러 있었던 풀라니 유목민은 점점 그 기간이 지나도 풀 한포기 나지 않는 북부로 돌아갈 수 없게 돼 인종간 갈등이 상시화됐다.
토지의 사막화와 더불어 급격한 인구증가로 인한 무리한 토지 사용도 문제가 됐다. 지난 50년간 나이지리아 인구 1억 250만명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13만6000제곱마일이 불모지가 됐다. 이중 35%는 50년전만해도 경작가능하던 땅이었다. 가뭄과 인구증가로 인한 개간으로 인해 차드호(湖)는 원래 면적의 90%이상이 줄어들었다.
나사(NASA)인공위성이 찍은 차드호의 수량변화를 보여주는 사진


나이지리아 대기의 온도는 20세기 중반 이후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화씨로1.4도 올라갔다. 북부의 온도상승은 더 컸으며 이는 차드호의 수량을 줄게하는 데 일조했다.

가뭄때문에 지난 3년동안 북부의 주력작물인 옥수수는 160만톤 생산이 급감했으며 같은 기간 보리도 1만5000톤 줄었다.

호수가 말라붙으면서 어업과 농경이 모두 타격을 입어 수만명의 나이지리아인이 먹을 것을 찾아 고향을 떠나야 했지만 이들을 먹여살릴 남쪽 땅은 한계가 있었다. 지난해 남부 농부와 북쪽 출신들의 땅을 둘러싼 싸움이 후사이니 마을에서 발생, 한달간 지속되면서 에곤족 농부들은 풀라니족 200명을 죽었으며 에곤 족도 많은 희생자가 났다.

2005년 이후 총 8000명이 사망한 나이지리아의 폭력사태는 손쉽게 종교, 인종, 정치 갈등으로 설명돼왔지만 실상 땅과 물을 차지하기 위한 생존싸움이었던 것이다.

보코하람의 폭력도 이 싸움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2010년 12월 조스의 교회와 시장에 폭탄테러를 자행한 보코하람은 그것이 무슬림인 풀라니 족에 대한 기독교인의 폭력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2001년 보코하람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5000명을 살해했다. 나이지리아 정부의 무능과 부패도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황무지로 변한 곳의 어부나, 목축업자, 농민들을 위한 대책을 세우는 데 손을 놓고 있어 서구식가치에 오염돼 국민을 돕기보다는 자체의 잇속만 챙기고 있다는 보코하람의 주장에 점점 많은 사람들이 동조하고 있다.
2011년 12월 아부자 외곽의 한 교회에서보코하람이 자행한 차량폭탄테러가 발생했다. © 로이터=뉴스1


사막화가 심해지면서 2004년에는 55%였던 나이지리아인의 절대빈곤율이 2010년에는 61%로 올랐다. 특히 보코하람 근거지인 북동쪽에는 70%가 절대빈곤상태다.

보코하람 대원이었던 사람들 역시 보코하람이 생겨나 세력을 확장하는 것이 종교적인 이유가 아닌 '아무런 경제적 자원'도 갖지 못한 빈곤계층이 늘어나는 때문이라고 밝혔다. 보코하람의 과격한 교리와 폭력이 삶의 원천을 잃고 절망적이 된 젊은이들을 쉽게 조직원으로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온난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폭력사태가 더 악화되리라는 우려도 강해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왜 기후변화가 사헬지역의 강우량에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탄소배출량이 현재처럼 높은 채로 유지되면 아프리카의 온도는 2100년까지 화씨 8.4도 오르고 사헬지대의 대기온도는 그보다 더 높이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환경변화가 무장단체의 폭력과 연관있다고 말하면서도 올해 60억달러라는 막대한 돈을 관개와 사회안전망 구축이 아닌, 테러분자를 잡기 위한 보안군 확대와 유지을 위해 쓸 예정이다. 이의 사용내용은 추적되지도 않는다.

미국도 나이지리아 군대에 1년에 수백만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이 나이지리아의 폭력사태를 막기 위한 진정한 해결은 군대에 대한 지원이나 납치된 여학생을 찾기 등에 나서는 것보다는 반(反)빈곤정책과 농경개발 지원, 탄소배출을 줄여 지구 온난화를 막는데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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