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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으로 가자"…진도체육관 가족들 "인내 한계" 술렁

[세월호 침몰] "민간잠수부 즉각 투입" 요구

(서울=뉴스1) 홍우람 기자 | 2014-04-24 14:50 송고 | 2014-04-24 14:51 최종수정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9일째인 24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김석균 해양경찰청장,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이 실종자 가족들과 면담을 갖고 있다. 2014.4.24/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세월호 사고 해역 유속이 가장 느린 '소조기' 마지막날인 23일 정부는 대대적인 선체 수색을 예고했으나 수색 작업은 이날 유속처럼 더디기만 했다.

결국 이날 저녁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에 모인 실종자 가족들은 인내의 끈을 놓아버렸다.

"버스 준비됐습니다. 팽목항으로 갈 가족들은 밖으로 나오세요!" 밤 10시쯤 한 안산 단원고 학부모가 이 같이 공지하자 쓰러져 있던 가족들이 급히 옷을 챙겨 입으며 체육관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한 단원고 학생의 어머니는 체육관 정문을 나서면서 "오늘 나도 죽고 다 죽는 거야. 가보자, 그래"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제 애들 나오면 축하한다고 해야 해. 내 새끼 죽어서 품에 안는데 축하한다고 해야 할 지경이라니."

실종된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는 체육관 바깥 한켠에 주저 앉아 허탈하다는 듯 읖조렸다.

체육관을 나선 가족 70여명은 대기하던 45인승 버스에 차례로 몸을 실었다. 복도를 가득 메울 정도로 가족들을 가득 실은 버스가 출발한 뒤 일부 승용차와 택시를 타고 버스를 뒤따랐다.

이날 오후 4시30분쯤부터 실종자 가족 50여명은 팽목항에 있는 범정부사고대책본부 상황실을 몰려가 농성을 벌이고 있다.

가족들은 밤 11시가 넘도록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을 둘러싸고 "실종자 가족들이 납득할 만한 수색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세 사람을 놔줄 수 없다"며 당국의 더딘 수색작업에 항의 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 장관 등에게 "민간잠수부들을 즉각 투입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이날 저녁 8시30분쯤 체육관에 남아 있던 실종자 가족들은 기자들과 자원봉사자 모두 체육관 밖으로 나가달라고 요구하며 극도의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는 상태다.

이후 이들은 팽목항 대책본부 상황실 농성 중계 영상을 보면서 비공개 회의를 진행해 팽목항 이동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때 일부 학부모들은 팽목항 이동을 반대하면서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서도 의견 다툼이 빚어지기도 했다.

밤 11시30분 현재 체육관에는 100여명의 가족들이 머무르며 대형화면을 통해 중계되는 팽목항 상황실 농성 상황을 숨 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hong8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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