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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급, 세월호 복원성 검사는 "봐주기식 통과의례"

【세월호 참사】
"검사 전에 통과 확정해놓고 명분 찾는 것"
"서류와 계산기로만 검사하는 로봇에 불과"

(부산=뉴스1) 조원진 기자 | 2014-04-24 09:57 송고
위 사진은 세월호에 대한 정기검사를 수행한 한국선급. 2014.4.21/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애초부터 화물을 규정보다 많이 실을 수 밖에 없는 조건을 내세워 복원성 검사를 통과시킨 한국선급에 대한 비난이 비등하고 있다.

24일 청해진해운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3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3개 항로에서 여객선 4척을 운영하는 청해진해운은 32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2012년에 비해 51억원 증가한 194억원을 화물운송수입에서 올렸고, 여객운송수입은 같은 기간 7억원이 증가한 125억원에 불과했다.

청해진해운이 세월호를 지난해 2월부터 운항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해운의 수입 증가는 대부분 화물에서 발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고 당시에도 세월호에는 승용차 124대, 1t 화물차량 22대, 2.5t 이상 화물차량 34대 등 차량 180대와 화물 1157t 등 모두 3608t이 적재돼 있어, 승선객 운임 3000여만원 보다 훨씬 웃도는 8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으로 미뤄보면 지난해 1월24일 이뤄진 세월호에 대한 한국선급의 복원성 검사는 선사의 증축을 허가하기위한 통과의례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한국선급은 세월호의 여객선 증축 준공 13일전인 지난해 1월24일 복원성 검사를 하면서 여객실 증축으로 수직방향 무게중심(BCG)이 11.27m에서 11.78m로 51㎝ 올라가자 '화물과 여객의 무게는 기존의 2525t에서 1070t으로 줄이고, 평형수(Balance Water)는 종전 307t에서 1700t으로 늘려 운행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 통과시켰다.

세월호의 화물 과적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내 유일한 여객선 검사·인증기관인 한국선급은 '완성 복원성 계산서'라는 책자 하나를 만들어 주는 것으로 모든 책임을 회피했다.

청해진해운은 경기 불황에 저가 항공사까지 등장해 여객운송 수입이 줄어들자 2009년부터 화물 운송에 주력했다. 그 결과 화물 운송 수입은 4년간 71%나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화물과 여객의 무게를 기존 2525t에서 1070t으로 줄이라는 한국선급의 조건은 매주 4차례, 한달에 16차례씩 인천과 제주를 오가는 세월호에게는 운항 때마다 적자를 보라는 것과 같다.

청해진해운도 세월호 증축으로 손해를 보는 것이 뻔한데도 증축한 것은 전제조건을 지킬 생각이 아예 없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선급은 자신들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 "여객실 증축은 복원력 높이는 작용"을 한다는 '어이없는 논리'를 계속 내세우고 있다.

여객실 증축으로 무게중심이 51cm 올라간데 반해, 화물과 여객의 무게(2525t->1070t)는 줄고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370t->1700t)는 더욱 늘어나 무게중심(VCG)이 내려오면서 복원력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논리는 화물적재량을 비현실적으로 줄인다는 것을 전제할 때 성립한다. 이 때문에 한국선급의 선박검사는 '봐주기식 요식행위'라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국선급의 이같은 행태는 선박 검사 전에 이미 통과를 확정시켜놓고 명분을 찾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면서 "서류와 계산기로만 선박을 검사하는 로봇에 불과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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