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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 변화 위기 이겨낸 '무한도전'의 9년…이번에는?

정준하·박명수 구설에 하하·전진·길 하차까지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14-04-24 09:46 송고
그룹 리쌍의 멤버 길 © News1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힙합듀오 리쌍의 길(37·본명 길성준)이 5년 만에 MBC '무한도전'에서 하차한다. 길은 소속사를 통해 "적절하지 않은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켜 팬들과 그간 사랑해 준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무한도전'의 하차를 알렸다.
길의 하차로 '무한도전'은 다시 6인 체제로 돌아갔다. 당장은 길이 '2014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에 참가할 예정이었던 터라 장기프로젝트 '스피드 레이서' 특집이 차질을 빚게 됐다. 브라질 월드컵 응원단 특집에서 길이 작곡한 응원곡도 사용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하지만 '무한도전'이 위기라고 말하기는 이르다. 23일 9주년을 맞은 '무한도전'은 인기가 많았던 만큼 지난 9년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러나 국민 예능 '무한도전'은 번번이 위기를 극복해왔다.
무한도전 멤버들. 왼쪽부터 길, 하하, 유재석, 박명수, 노홍철, 정준하, 정형돈.© News1

가장 먼저 찾아온 위기는 2007년 8월 정준하 술집 파동이다. 정준하가 여성 접대부를 고용하는 술집을 운영한다는 소문이 인터넷에 퍼졌다. 정준하 이름을 사칭한 한 대학생의 자작극으로 밝혀졌지만 '무한도전'은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정준하의 하차를 요구하는 비난도 빗발쳤다.

하지만 제작진은 정준하의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고 그를 하차시키지 않았다. 당시 김태호 PD는 "정준하가 결백하다고 말한 만큼 믿을 수밖에 없다"고 정준하를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그해 박명수는 '무한도전' 달력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면서 구설에 올랐다. 박명수는 2007년 12월 말 '달력 특집' 때 제작한 '무한도전' 달력을 다량 구매해 당시 여자 친구가 개업한 병원 홍보용으로 배포해 네티즌의 질타를 받았다.

그래도 '무한도전'은 굳건했다. 진짜 위기는 멤버들의 구설수보다 6인 체제를 이어오던 하하가 2008년 2월 공익근무요원으로 하차했을 때 찾아왔다. 한때 30%대 시청률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던 '무한도전'은 시청률이 20%대 초반까지 하락하더니 급기야 20%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에 제작진은 제 7의 멤버를 찾아 나섰고 그해 여름 가수 전진을 영입하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잘 생긴 외모에 만능 엔터테이너인 전진에 거는 제작진의 기대는 컸다.

그러나 전진은 캐릭터를 잡지 못했다. 다른 멤버들에 어울리지 못하며 겉돈다는 지적을 받았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병풍 멤버' 전진의 존재감이 없다는 불만 글이 이어졌다. 시청률도 10%대로 내려앉았다. 결국 전진은 2009년 10월 입대하면서 1년간 함께 한 '무한도전'에서 하차한다.
장기 프로젝트인 '스피드 레이서 특집' 편 '무한도전'(MBC 제공).© News1

전진이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무한도전'에 출연해 감초 같은 역할을 한 이가 바로 리쌍의 길이다. 길은 2009년 4월 25일 방송된 '무한도전' 김연아 특집 '축제의 무도' 편을 시작으로 객원 멤버로 활동했다.

'김연아 특집', '여드름 브레이크'에서 돌발 발언으로 의외의 웃음을 유발하는 길에 대한 시청자 반응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길의 정식 합류에 대해 팬의 반응은 반반이었지만 제작진은 그해 6월 길을 고정 멤버로 받아 들인다. 시청률도 상승세를 타며 15%대를 회복했다.

문제는 길이 고정 멤버가 된 이후에 나타났다. 길 역시 캐릭터를 확고히 잡지 못하고 겉돌았다. 돌발 발언과 행동으로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었다. 특히 '레슬링 특집'에서 보인 소극적이고 약한 모습에 시청자들의 불만이 커졌다. 그 와중에 터진 몇몇 논란들은 그래서 '길의 하차 요구'로 이어지기도 했다.

2012년 '슈퍼7콘서트'가 유료화되면서 그것도 고가의 티켓 가격이 정해지자 길에 대한 비난이 거셌다. 길과 그의 소속사가 콘서트를 기획하고 진행했기 때문이다. 결국 길은 공연을 취소하고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며 하차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위기가 기회가 됐다. 길의 하차 선언에 동정론이 퍼졌고 멤버들도 설득에 나섰다. 결국 길은 다시 무한 도전에 합류했다. 이후 길은 달라졌다. 멤버들과 한층 가까워진 길은 자신 있게 멘트를 던졌고 다른 멤버들과 호흡도 자연스러웠다. 출연 3년 만에 시청자에게도 제7의 '무한 도전' 멤버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MBC '무한도전' 로고(MBC 제공).© News1
공교롭게 '무한도전'이 9돌을 맞은 지난 23일 길은 다시 자진 하차를 결정했다. 이번에는 제작진도 길의 하차를 받아들였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국민이 애도하는 가운데 일어난 일이라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2005년 4월23일 '무모한 도전'으로 첫발을 내디딘 국민 예능 '무한도전'은 지난 9년 동안 레슬링·봅슬레이·에어로빅·F1 특집 등 무모해 보였던 도전과 '무한 상사', '자유로 가요제' 등 겹겹이 쌓은 장기 프로젝트의 성과로 명실공히 대한민국 대표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에는 어떤 도전으로 이 상황을 헤쳐 나갈지 '무한도전' 9년의 관록을 볼 수 있는 순간이다.



letit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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