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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단원고, 수업 재개는 했는데...

분향소·운구차 행렬 등으로 심리치료에 부정적 영향 우려
"학생들 죄책감 갖지 않게 잘 보살펴야"

(안산=뉴스1) 송용환 기자 | 2014-04-24 06:27 송고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 발생 9일째인 24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단원고등학교에서 고3학생들이 등교하며 희생자 운구차를 향해 고개숙여 애도하고 있다.단원고는 24일 3학년을 시작으로, 28일 1학년과 수학여행을 가지 않은 2학년 학생 13명을 대상으로 차례로 수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2014.4.2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여객선 침몰사고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경기 안산단원고가 24일부터 3학년 수업을 재개했다.

하지만 합동분향소와 운구차 행렬은 물론 사고발생 초기 4층 강당에 마련된 학부모 대기실이 여전히 설치돼 있어 생존자는 물론 1·3학년 심리치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4일 경기도합동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단원고 3학년생은 이날부터, 1학년과 수학여행에 참여하지 않았던 2학년은 28일부터 정상수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문제는 여객선 침몰 사고로 생존자는 물론 이 사고를 처음부터 지켜봤던 다른 학생들의 심리치료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지만 정작 분향소가 학교 바로 앞에 있어 추모객들의 절규와 흐느낌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대부분 학생이 등·하교 때 분향소가 설치된 안산올림픽기념관 앞을 지나치게 됨은 물론 버스로 통학하는 학생들이 이용하는 버스정류장 역시 분향소 앞에 설치돼 있다.

고인들을 실은 운구차 행렬이 마지막으로 정들었던 학교를 들렀다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학생들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날 오전에도 한 희생자를 실은 운구차와 유족들이 탄 대형버스가 3학년생들과 나란히 등교해 마지막으로 정들었던 교정을 둘러보고 작별을 고했다.

모교를 찾아 작별인사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학생들은 또다시 죄책감과 미안함, 안쓰러움에 어쩔 줄 모른 채 애도 표시와 함께 땅만 쳐다보고 등교했다.

사고 발생 초기 4층 강당에 마련했던 학부모 대기실에는 이제 사람이 없지만 당시 설치했던 대형모니터와 간이의자 등이 남아 있는데, 사망자 발표가 잇따르며 절망에 빠졌던 이들의 모습을 기억하는 학생들에게는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어 조속히 정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정신건강 전문의는 “청소년들의 경우 충격적인 사고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 불안증세가 심해지면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로 발전하기 쉽기 때문에 심리적 안정이 될 때까지 사고와 관련한 모든 것들에 대한 노출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운구차의 모교 방문은 당연하고 또 막을 수도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학생들이 죄책감을 갖지 않도록 잘 보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sy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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