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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기원' 구호물품·자원봉사자·희망메시지 가득 '팽목항'(종합)

[세월호 침몰] 구호물품 택배비 무료…하루 1만 상자
전국 각지서 자원봉사자 방문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실종자 가족 위로하는 정성 담긴 손편지도 이어져

(진도=뉴스1) 조재현 기자, 문창석 기자 | 2014-04-23 09:28 송고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 발생 8일째인 23일 전남 진도군 진도향토문화회관 광장을 가득 메운 각지에서 보내온 구호물품들을 전국에서 모인 자원봉사자와 군인들이 정리하고 있다. © News1 한재호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구조 현장의 최전선인 전남 진도 팽목항에는 전국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이 모여들고 있다.

23일 오후 팽목항 구호물품 지원센터 천막에는 옷과 담요, 생필품, 생수, 속옷 등이 담긴 수백 상자의 구호 물자가 쌓여있었다.

사람들은 수시로 드나들며 물품을 가져갔고 천막에 가득한 물품은 금새 동이 났다. 천막이 비자 곧바로 용달차가 한가득 구호물품 박스를 내려놓았고 천막 내부에는 다시 수백 상자의 물자가 들어섰다.

전남 해남에서 자원봉사를 온 A씨는 필요한 사람들에게 물품을 분배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그는 "상자를 실은 용달차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팽목항으로 들어와 이같은 과정을 반복한다"고 말했다.
물품이 팽목항으로 전달되기 전에 집결되는 진도향토문화회관의 한 관계자는 "하루에 5톤 차량 10대 분의 구호물품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에 들어오는 양을 상자 단위로 세면 1만 상자나 된다"면서 "그렇게 많이 들어오는 물품이 다 사용되고 다음날 또 그 만큼씩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진도우체국 관계자는 "현재 진도군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 우편물에 '구호우편'이라는 표시를 적으면 택배비가 무료"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 각지에서 쏟아지는 위문품을 처리하느라 다른 업무를 보지 못할 정도"라며 "하지만 이 시각에도 힘들어하고 있을 실종자 가족들을 생각하면 힘을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호물품뿐 아니라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도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고 있다.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구세군 자원봉사단들이 배식봉사를 하고 있는 모습. © News1 양동욱 기자


사고 인근 지역인 진도·해남은 물론 단원고가 있는 안산, 그 외 지역인 서울·부산 등지 자원봉사자들도 모여 실종자 가족과 구조 인력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팽목항에서 상주하는 이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식과 필요물품 전달, 전자기기 충전, 의료서비스 제공 등을 담당하고 있다.

진도군교회연합회에서 봉사활동을 나온 문모 목사는 "계속 현장에 있으니 지친 사람도 있다"며 "그러나 실종자 가족들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줬으면 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어 모두 힘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단원고가 있는 안산에서 왔다는 B씨(여)는 "사고 이틀 째까지 집에 편하게 있었는데 그게 너무 미안했다"며 "우리 동네에 살던 학생들 전체가 사고당한 일인데 도저히 모른 척 할 수 없었다"면서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손등으로 훔쳤다.

자원봉사자 조모(56)씨는 "가족들을 위로하고 격려해주고 사랑을 나눠주고 싶어 오게 됐다"며 "나뿐 아니라 여기 모인 누구나 똑같은 생각일 것"이라며 겸손해했다.

조씨는 "사고를 보며 마음이 아팠다.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며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이 곳 상황이 마무리 될 때까지 매일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후 팽목항에는 구호물품과 함께 보내진 수백개의 응원 손편지가 붙어 실종자 가족들에게 힘을 더했다.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 발생 8일째인 23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진도군청 관계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구호품 속에 들어있던 응원메시지를 종합상황실 앞 게시판에 붙이고 있다. © News1 양동욱 기자


전국 각지의 대학교와 고등학교, 중학교 등 학생들은 실종자 가족들을 응원하고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정성스런 편지를 작성했다.

인천하늘고등학교 전교생 600명은 "가족들의 아픔을 감히 상상할 수 조차 없지만 멀리서 실종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위로했다.

대구제일여자상업고등학교 2학년 학생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고 그 누구보다 힘드실 부모님과 단원고 학생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며 "희망을 잃지 마시고 기적을 바라본다"고 전했다.

수학여행길에 올랐다 사고를 당한 안산 단원고와 인접한 경안고 학생들도 친구들과 부모들을 위로했다.

미국에서 또래 친구들의 안타까운 사고 소식을 접한 학생의 편지도 눈에 띄었다.

미국 미네소타에서 공부 중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멀리서 같은 또래 친구들의 사고 소식에 너무 가슴이 아파 하루 종일 울었다"며 "조금이라도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 제발 살아서 돌아오라고 간절히 빈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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