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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실험 움직임...북핵기술 어디까지 왔나

한국 핵실험 탐지 기술 세계적 수준

(서울=뉴스1) 김정욱 기자 | 2014-04-23 06:23 송고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최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 실험장의 굴착 작업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38노스 홈페이지) 2014.2.14/뉴스1 © News1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장 주변에서 심상치 않은 움직임들이 포착되고 있어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인류가 70여년 전 개발한 핵무기가 실전에 투입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일본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각 각 1발씩 투하했던 2발뿐이다.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핵무기(원자폭탄) 2발은 20만여명을 살상하는 위력을 보여줬다.

당시 핵무기의 위력을 제대로 실감한 인류는 2차대전 이후 핵무기 사용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지만 북한은 핵무기 개발에만 매달리고 있어 국제적인 지탄을 받는 실정이다.

핵무기의 요소는 분열성 핵물질, 기폭장치, 운반체계 등 3가지다. 핵물질에는 고농축우라늄(HEU)과 플루토늄(Pu) 2가지가 있고, 기폭장치는 내폭형과 포신형 2가지로 나뉜다.
핵물질과 기폭장치를 결합하면 이게 핵폭발장치가 되며, 이 핵폭발장치를 운반체계인 미사일이나 항공기에 장착하면 핵무기가 완성된다.

우라늄은 자연상태에 존재하는 물질이다. 천연우라늄의 종류에는 U-235와 U-238이 있고, 각각의 구성비는 0.7%, 99.3%다. 천연우라늄을 원자력 발전소 연료나 핵무기 제조에 사용하려면 U-235의 구성비를 높여야 하는데 이를 '농축'이라고 한다. 통상 U-235의 농도를 20%이상 높이면 고농축우라늄이 된다.

원자력 발전 등으로 이용되는 상업용 우라늄은 U-235 농도를 3~4%로 조절한 저농축우라늄이고, 핵무기용 우라늄은 U-235 농도를 90% 이상 높인 고농축우라늄이다.

플루토늄은 자연상태에는 존재하지 않는 물질로서, 자연우라늄인 U-238을 원자로에서 핵반응 시킨 뒤 재처리 과정을 거치면 플루토늄이 된다.

핵무기 기폭장치에는 포신형 방식과 내폭형 방식이 2가지가 있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트린 원자폭탄이 포신형이고,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폭탄은 내폭형이다. 이에 포신형 장치는 히로시마형, 내폭형 장치는 나가사키형이라고도 부른다.

포신형은 포신 내부에서 고농축우라늄을 두 조각으로 분리한 뒤 필요시 결합해 핵폭발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플루토늄은 자발적 핵분열 가능성이 있어 포신형에는 적용하기 힘들다.

내폭형은 플루토늄이나 고농축우라늄 등의 핵물질 주위에 고폭장약을 설치, 일시에 핵물질을 압축해 폭발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내폭형은 포신형 보다 폭발력이 우수하지만 구조가 복합하고 정교해 반드시 여러 차례의 핵실험을 거쳐야 한다.

핵폭발장치가 완성되면 이를 미사일이나 항공기에 탑재해야 완벽한 핵무기가 된다. 폭격기나 전투기 등에 장착하는 항공기 탑재 방식은 핵폭발장치를 폭탄형태로 제조하게 된다. 핵폭탄을 항공기에 싣고 목표물로 직접 가서 투하하는 게 항공기 탑재 방식이며, 핵폭탄 크기와 무게에 따라 탑재하는 항공기가 달라진다.

발사체에 장착하는 미사일 탑재 방식은 핵폭발장치의 소형화가 중요하다. 북한의 스커드-B 미사일 기준으로 탑재가 가능한 탄두중량, 즉 핵폭발장치 무게는 1000kg이다.

현재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들의 핵탄두(핵폭발장치)의 중량과 위력을 보면 미국은 110kg 탄두중량에 150kt의 위력을 지녔고, 러시아는 255kg 탄두중량에 200kt의 위력을 가졌다.

영국이 보유한 핵무기의 탄두중량과 위력은 각 각 350kg, 100kt이며, 중국은 600kg에 200~500kt, 인도는 500kg에 12kt이다. 1kt는 TNT 폭약 1000t 가량의 폭발력을 지닌다.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기술과 관련해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핵개발 능력은 아직 인도보다 못한 수준으로 평가된다"며 "현재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시키지는 못했지만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하고 있어 소형화를 가시화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한 핵무기 전문가는 "과거에는 핵탄두를 소형화 시키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컴퓨터 모의 프로그램과 고폭장약 기술, 기계가공 정밀도 등이 발달해 핵탄두 소형화가 과거보다 쉬워졌다"고 말했다.

핵실험을 실시했을 때 이를 탐지하는 방법은 지진파 탐지법, 공중음파 탐지법, 방사성핵종 탐지법, 수중음파 탐지법 등 4가지가 있다.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의 공인 탐지기술인 이 4가지 방법 중 우리나라는 지진파 탐지법, 공중음파 탐지법, 방사성핵종 탐지법 등에 대한 기술과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지진파를 이용한 탐지는 핵실험에 따른 인공폭파로 인한 지진인지, 자연현상에 따른 지진인지 등을 구분해 내는 방법이다.

지진 발생시에는 S파(횡파)와 P파(종파)가 발생하게 되는데 핵실험에 의한 지진은 S파에 비해 P파가 더 많이 관찰된다.

공중음파를 이용한 탐지는 핵폭발시 발생하는 공중음파를 잡아내는 것이다.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가청주파수는 20~20㎑이며, 핵폭발 때 발생하는 공중음파는 사람이 들을 수 없는 20㎐ 미만이다.

20㎐ 미만의 공중음파는 핵실험, 화산폭발, 초음속 비행기, 오로라, 태풍, 지진, 로켓발사 등에 의해 발생하므로 정밀한 판독기술이 필요하다.

방사능핵종을 이용한 탐지법은 제논(133Xe, 133mXe, 135Xe)과 크립톤(85Kr, 85mKr, 88Kr, 89Kr) 등 불활성 기체를 포집하는 것이다. 이 탐지법이 핵실험을 했는지 여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로 활용된다.

핵실험 후에는 제논과 크립톤이 대기로 유출되고 특히 제논이 포집되면 핵실험을 실시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된다. 크립톤은 장기간 대기 중에 존재하는데다 핵연료 재처리시에도 유출돼 핵실험에 의한 크립톤과는 식별하기 어렵다.

군 관계자는 "제논은 반감기가 짧고 대기에 확산되면 빠른 시간 안에 희석돼 최소 10일 이내에 탐지해야 한다"며 "제논과 크립톤 탐지 성공 여부는 풍향과 풍속, 기체 농도 등에 따라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수중음파 탐지는 바다 속에서 발생하는 음파를 측정해 음파 진원지의 존재, 위치, 성질 등을 파악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수중 음파로 핵실험을 탐지할 수 있는 체계가 없지만 지진파 탐지법, 공중음파 탐지법, 방사성핵종 탐지법 등에서는 세계적 기술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내의 지진관측소 현황을 보면 한국지진관측소(KRSR) 1곳, 한국지질자연연구소 34곳, 기상청 127곳, 한국전력연구원 15곳,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4곳 등 모두 181곳이 운용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KRSR은 CTBTO 공인 지정 지진관측소로 세계 2위 규모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 풍계리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한미 정보자산을 총 동원해 그 곳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면서 "이는 기만전술일 수도 있지만 최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시사해 실제 핵실험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핵실험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군사대비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21일 밤 9시부터 통합위기관리TF를 가동시키고 있다.


k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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