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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8일째' 지쳐가는 잠수사 "체력부담 느껴"

빠른 유속·탁한 시야…작업환경 '최악', 잠수병 우려
민·관·군 잠수사 10명, '피로누적'으로 감압치료 중
[세월호 침몰] 팔 긁히고 옷 찢기고 "생명위협도 느껴"

(진도=뉴스1) 성도현 기자 | 2014-04-23 05:38 송고 | 2014-04-23 05:39 최종수정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 발생 엿새째인 21일 오후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사고 해역에서 해군과 해양경찰, 민간잠수사 등 구조대원들이 수색 및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 News1 한재호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가 23일로 발생 8일째에 접어들면서 구조·수색 작업에 참여한 잠수사들의 체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잠수사들은 공통적으로 수중 작업의 어려움에 대해 지적한다. 수중 구조·수색 작업은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 상태에서 2인 1조로 평균 30여분간 이뤄진다.

특히 맹골수도는 울돌목 다음으로 우리나라에서 물살이 센 곳으로 하루에 1회, 10분만 물 속에 들어가 있어도 체력적 부담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수중환경협회 소속 김동현(35)씨는 "현재 해군과 해경도 1주일이 넘어 상당한 체력소모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물살이 센 맹골수도에서 다이빙을 하는 건 쉬운 게 아니다. 군·경도 혹사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이빙을 계속하면 몸에 질소가 누적돼 조금만 무리해도 건강에 이상이 올 수 있다"며 "최대 효율을 내려면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씨에 따르면 잠수를 100회 해야 한다면 10명이서 10회를 하는 것보다 100명이서 1회를 하는 게 더 낫다. 한 번 잠수시 15~20분 물 속에 머무를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다.

앞서 전날 수중 탐색작업을 마치고 복귀한 해군 소속 UDT 대원 한 명이 두통과 마비 증상을 호소했다.

또 이날 오전 구조·수색 작업에 참여한 민·관·군 합동구조팀 잠수사 10명이 두통 등을 호소하며 감압치료를 받고 있다.

해당 잠수사들은 손발이 마비 증세를 보이거나 피로누적, 체력한계 등 증상을 보여 청해진함과 평택함 내에 마련된 감압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에는 진도 팽목항에도 '다이버 재압용 고압챔버'가 마련돼 수중 작업을 하고 돌아온 잠수사들의 압력을 낮춰 정상 수준과 같게 맞추는데 쓰여질 예정이다.

한국수중환경협회 김종철(48)씨도 "레크레이션 다이빙도 하루에 3번 하면 체력이 딸려서 못한다"며 "하루만 그렇게 해도 체력 소모가 큰데 벌써 일주일이 넘었으니…"라고 말끝을 흐렸다.

김씨는 "신체 피로도가 쌓이면 질소포화도가 높아져 질소 마취현상이 나타난다"며 "레미마틴 술을 연거푸 마시면 급격히 취하는 '마틴 현상'처럼 몸에 반응이 바로 온다"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구조·수색 작업에 실제 참여했던 한국구조연합회 이응만(47)씨는 "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파도가 3m를 넘었다"며 "긴장된 상태에서 작업기간이 길어지면서 몸과 마음이 지치게 되면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씨는 선체 수색을 위해 물 속으로 내려가던 중 가이드라인에 팔이 긁혀 상처가 나기도 했고 배 접안 후 이동하는 과정에서 배에 긁혀 잠수복도 찢어졌다.

그는 "물 속에 들어가면 생명의 위협이 들 때가 있어 더 못 내려갈 경우에는 올라온다"며 "아이들을 구조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이씨는 다이빙할 때 45~60㎏이나 되는 무거운 장비를 들고 가야 하는 점을 들며 "실제 민간잠수사들은 (해군과 해경에 비해) 물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되돌아나오는 경우가 많아 체력적으로 지친다"고 호소했다.


dhspeop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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