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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서 물건떼러 안와요" 한숨짓는 남대문 상인들

평소보다 못한 백화점 봄세일..."매출 떨어지는데 판촉도 못하니"

(서울=뉴스1) 최민지 기자 | 2014-04-23 08:06 송고 | 2014-04-23 08:37 최종수정
23일 오전 서울 중구 회현동 남대문시장이 오가는 시민들의 발길이 줄어 한산한 모습을 띄고 있다.경제계에 따르면 전남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로 시민들의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유통업계, 홈쇼핑 등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4.4.23/뉴스1 © News1 정회성 기자

세월호 참사로 소비가 멈췄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5월 대목을 앞두고 재래시장 매출은 전년대비 3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명동과 남대문시장 등 주요 상권에서는 중국·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들만 간간이 보일 뿐 손님 자체가 눈에 띄게 줄었다.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10년 넘게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오모씨(58)는 "세월호 사고 이후 장사가 말이 아니다"며 "손님이 평소보다 3분의1 이상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오씨는 "각 지방에서 물건을 떼러 올라오는 소매상들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덧붙였다. 서울뿐 아니라 각 지역경제도 세월로 여파로 침체돼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남대문시장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모씨(60)는 "손님들도 오시면 세월호 얘기만 하니까 마음도 아프고 우울해진다"며 "경기도 안좋은데 손님이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백화점과 면세점들도 각종 판촉 행사와 프로모션 등을 취소하거나 규모를 줄이고 있다. 백화점은 봄 세일 마지막 날인 지난 20일 매출이 이례적으로 뚝 떨어졌다. 면세점도 세월호 사고 이후 내국인 고객이 현저히 줄어 울상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주말 내국인을 대상으로 전속모델로 활동 중인 배우 이민호와 박신혜를 비롯해 여러 아이돌 그룹들의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연기한 상태다. 롯데면세점 가방매장 한 직원은 "세월호 때문에 분위기가 안좋아서 지난 주말 매출이 저조했다"며 "중국인 관광객 매출은 평소와 비슷했지만 내국인 고객이 확실히 줄었다"고 말했다.
23일 오전 서울 중구 회현동 남대문시장이 오가는 시민들의 발길이 줄어 한산한 모습을 띄고 있다.경제계에 따르면 전남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로 시민들의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유통업계, 홈쇼핑 등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4.4.23/뉴스1 © News1 정회성 기자


롯데관광이 운영하는 롯데크루즈는 다음달 21일과 27일 예정대로 운항을 하기로 했지만 세월호 사고 이후 예약 문의가 뚝 끊겼다. 롯데크루즈 내 면세점과 동화면세점도 크루즈 예약이 줄면서 관련 매출이 동반 하락했다. 롯데관광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 이후 예약문의가 없는 상황"이라며 "취소 문의도 종종 있지만 크루즈 상품이 워낙 고가이다 보니까 위약금 때문에 취소 문의가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명동의 화장품 브랜드숍들은 매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할인행사를 미루거나 각종 프로모션 등 마케팅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화장품 브랜드숍 이니스프리는 지난 주말 할인행사를 미뤘다. 이니스프리는 회원들에게 할인행사를 한다는 문자를 보냈으나 취소하고 연기하기로 했다. 네이처리퍼블릭도 경품 행사 등을 연기했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브랜드숍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의 슬픔에 동참하자는 취지에서 할인행사와 팬사인회 등 이벤트를 자제하는 분위기"라며 "실제로는 매장 고객의 90% 이상이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이어서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비욘드는 지난 17일 서울 명동에서 열기로 했던 배우 김수현의 팬 사인회를 취소했다. 같은날 휘슬러코리아도 소공동 롯데백화점에서 개최 예정이던 싱글맘 후원 캠페인 행사에 배우 전지현 방문 등을 취소했다.


freepen0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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