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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제조계열사 생명 지분 매각.."지배구조 운신폭 넓어졌다"

지분매각으로 삼성생명 관련 순환출자 없어져
금산분리 수순...지주회사 전환 포석으로 보긴 어려워

(서울=뉴스1) 이지예 기자 | 2014-04-23 05:50 송고
미국 출장길에 오른 이후 96일만 한 귀국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7일 오후 전용기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이 회장은 지난해 말 귀국했다가 신년 하례식에 참석한 뒤 1월 11일 출국해 하와이와 일본을 오가며 요양과 경영구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귀국함에 따라 향후 삼성그룹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그룹 계열사 구조조정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2014.4.17/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삼성 제조계열사들이 삼성생명을 지분을 내다판 것과 관련 증권전문가들은 삼성그룹 내 금산분리와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통한 지배구조 단순화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평가했다.
삼성전기, 삼성정밀화학, 삼성SDS, 제일기획 등 4개 삼성 제조계열사는 삼성생명 보유 주식 총 328만4940주를 처분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생명은 삼성카드로부터 삼성화재 주식 29만8377주를 사들였다.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한 4개사는 삼성전기 121만주(0.6%), 삼성정밀화학 94만주(0.5%), 삼성SDS 71만주(0.4%), 제일기획 43만주(0.2%) 등으로 총 1.6%의 삼성생명 지분을 갖고 있었다.

이번 매각으로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한 비금융 계열사는 에버랜드(19.34%)만 남게 됐다. 삼성생명-삼성전자-제조계열사-삼성생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가 정리된 것이다. 경영권은 이건희 회장(20.76%)과 애버랜드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49.5%를 유지하고 있어 여전히 견고하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이번 거래로 제조계열사들의 삼성생명 관련 순환출자가 해소됐고,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율이 높아지면서 삼성화재의 소유구조 단순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금융·산업자본 혼합 문제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보유를 제외하면 해소 국면에 들어섰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전체적으로 금융과 비금융으로 양분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계열사들이 양대 지주로 헤쳐 모이는 과정에서 상대쪽 소유 지분을 매각 또는 스왑(교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비금융 계열사의 삼성생명 지분이 매각되면서 향후 삼성생명이 보유한 비금융 계열사 지분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삼성카드의 삼성화재 지분을 사들이면서 삼성카드에 대한 지분율이 10.36%에서 약 11%로 올라간다. 소소한 증가지만 금융계열사 지분이 늘어났다는 점이 눈에 띈다.

김태현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의 금융계열사 지분율 확대라는 측면에서 지난해 12월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 5.81% 취득과 연계해 각종 금산분리 시나리오가 재차 불거질 수 있는 조처"라고 강조했다.

다만 소액의 지분 정리이므로 이번을 계기로 삼성그룹이 지주회사 전환 등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돌입할 것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대대적인 지배구조 변화보다는 향후 있을 수도 있는 구조 변화 과정에서 운신 폭을 넓히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매각은 그룹 내에서 단순화할 수 있는 지분을 정리하는 소소한 변화로 보인다"며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 전환이나 본격적인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긴박한 변화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철호 연구원도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은 단기적으로 접근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높다"며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삼성생명의 1대 주주 지위 변화와 관련해 묘수가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zyea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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