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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후 음식점·주점 '텅텅'…"술손님 거의 없어"

단체회식 취소-연기 속출...5월까지 이어질까 '전전긍긍'

(서울=뉴스1) 이은지 기자 | 2014-04-23 06:05 송고
22일 저녁 7시 경기도 분당 A삼겹살집. TV 화면에 세월호 사고가 보도되고 있고 테이블은 텅 비어있다.© News1
22일 저녁 7시 경기도 분당 번화가 A삼겹살집. 평소같으면 퇴근길에 직장 동료들과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지만 이날은 한산했다. 30여개 테이블 가운데 9개 테이블 정도만 손님이 앉아있다. A삼겹살집 주인은 "세월호 사고 이후 손님들이 평소보다 20% 정도 줄었다"며 "오는 손님들 대부분도 술보다 식사만 간단히 하고 가신다"고 말했다.

세월호 사고 발생 1주일을 넘어서면서 음식점 주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사고 당일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더니, 침통한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면서 단체 회식을 하는 직장인들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는 것. 동료들과 삼삼오오 모여 가볍게 한잔하는 사람들도 사라지면서 음식점들은 그야말로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거리에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한 쇼핑몰 직원은 "세월호 사고 이후 외식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평상시보다 유동인구가 30% 정도 줄었다"며 "저녁 7시면 퇴근하는 직장인들과 쇼핑을 마치고 나오는 이들로 교통정리에 분주할 시간인데 지난주부터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22일 저녁 9시 건대 먹자골목 안 호프집. 180여개 테이블 상당수가 비어있다. © News1


22일 저녁 9시 서울 건대입구 앞 먹자골목 상황도 비슷했다. 저녁식사와 함께 반주를 곁들일 수 있는 가게는 그나마 손님이 있었지만 2차로 찾는 호프집이나 바(BAR)는 텅텅 비어 있었다.
180개 테이블이 놓인 대형 호프집엔 겨우 20개 테이블에만 손님들이 앉아있었다. B호프 관계자는 "평일에도 빈 테이블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손님들이 북적였는데 세월호 사고 이후 손님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대학교 중간고사 기간과 겹친 것도 있지만 세월호 사고로 술자리를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진 결과로 보인다"며 토로했다.

음식점보다 노래방과 유흥주점의 타격은 더 크다. 건대입구 먹자골목에 있는 노래방은 밤 10시가 되면 대기손님들로 북적였지만 이날은 대기손님을 찾아볼 수 없었다. C노래방 주인은 "손님들이 2차나 3차로 노래방을 찾는데 술자리를 갖는 사람들이 줄다보니 노래방을 찾는 이들도 자연스럽게 줄었다"며 "매상이 평소의 절반 정도"라고 말했다.

대형 외식업체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패밀리레스토랑 '빕스'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세월호 사고 발생 당일 예약 취소가 잇따랐다고 한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지난 16일 저녁 매장당 예약 취소가 5~6개에 달했다"며 "평소에는 예약 취소율이 제로에 가까운데 이날은 10% 가까운 고객들이 예약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외식업계는 5월까지 세월호 참사에 따른 분위기가 이어질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래 4월은 소비가 많은 5월을 대비해 소비를 줄이는 시기인데다 세월호 사고까지 겹치면서 소비심리가 상당히 위축돼 있다"고 말했다.


l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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