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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25일 방한…한미 정상 세월호 애도 속 동맹 강화

2차례 정상회담 통해 한미동맹 확인…세월호 위로 행보 주목도
문화행사로는 경복궁 관람, 국새반환
FTA이행 주요의제로 부상..TPP도 논의예상

(서울=뉴스1) 윤태형 기자 | 2014-04-23 02:56 송고 | 2014-04-23 04:34 최종수정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 블로그 제공) 2013.5.8/뉴스1 © News1 박철중 기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아시아 4개국을 순방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순방 사흘째인 25일 한국에 도착해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헌화, 경복궁 관람 일정을 마친 후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미동맹의 새로운 60주년을 여는 첫해에 이루어지는 만큼 그 의미가 크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공고한 한미동맹을 확인하고 북핵문제 및 한반도 안보, 자유무역협정(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방한 이틀째인 26일에는 모처에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주관으로 주한 미국기업인들과 한미 FTA 이행 등을 주제로 조찬간담회를 갖는다. 이후 한미연합사령부에서 안보현황을 브리핑 받은 뒤 말레이시아로 출발할 계획이다. 이날 한미정상회담이 또 한 차례 있을 예정으로 알려졌지만 이와 관련한 청와대측의 확인은 없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한 방한 기간 중 '세월호' 참사로 비극을 맞은 가족들을 위로하거나 희생자를 조문하는 일정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미측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이 세월호 침몰 사고로 깊은 슬픔에 잠겨있는 우리 국민들을 위로하는 계기가 되도록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한 일정에 있어서도 이러한 측면이 고려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구체적 일정은 적절한 시점에 공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21일(현지시간) "(세월호 침몰이라는) '매우 가슴아픈 순간'에 동맹국 한국에 대한 지원을 표시하는 일이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에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세월호 희생자들의 애도 분위기 속에서 차분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초 양국간 정상회담 이외의 대외행사는 1박2일이라는 짧은 일정을 감안해 한국전통문화체험 등 비교적 단순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은 만큼 교육분야 기관을 방문하는 일정과 한국전통문화와 관련한 일정 등 두 가지를 미측에 제안했었다"며 "미측이 후자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한 국가적 분위기를 감안해 문화일정은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한에서 대한제국 국새인 황제지보(皇帝之寶)를 비롯한 조선왕실 인장 9점을 박 대통령에게 건넬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기간 중 열릴 예정인 고종황제 국새 등 인장 9점 반환행사가 세월호 참사 분위기를 고려해 행사 규모를 축소하거나 행사 자체를 아예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환되는 인장은 황제지보를 비롯해 순종이 고종에게 태황제라는 존호를 올리면서 1907년에 제작한 수강태황제보(壽康太皇帝寶), 조선왕실에서 관리임명에 상요하는 유서지보(諭書之寶) 등 국새와 어보 9점이다.

◇ 두차례 한·미 정상회담 의제는?..한미동맹, 북핵 및 한반도정세, FTA, TPP 등 논의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두 차례에 걸친 정상회담을 통해 최대 현안인 북한 4차 핵실험 위협 등 추가도발 가능성과 한반도 비핵화, 한미동맹 강화를 통한 대북억제력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9일 김규현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토니 블링큰 백악관 국가안보 담당 부보좌관 등 미 국무부 및 백악관 인사들을 만나 양국 간 외교·안보 현안과 한미정상회담 주요 의제에 관한 사전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대북문제에 대해 중국의 조정자 역할이 필요한 입장이고, 또한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미·일간 신(新)밀월관계와 이를 계기로 한 일본의 우경화 행보가 부담스런 상황이다. 이에 미국으로서는 '한·미동맹 강화'가 절실히 필요한 입장이다.

우리나라 또한 북한의 무력시위와 핵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안보협력이 중요한 시점을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한미동맹 강화'가 가장 중요한 어젠다로 논의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또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지난달 28일 독일 드레스덴 방문 당시 밝힌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드레스덴 구상)'에 대해 설명하고, 그 추진을 위한 미국 측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4개국 순방에 있어 가장 큰 목적은 중국견제를 위한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 전략 재구축이다.

지난해 10월 연방정부가 폐쇄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필리핀, 말레이시아 방문에 이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브루나이에서 개최된 EAS에도 불참했다. 미국 대통령이 APEC에 불참한 것은 1995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후 18년 만에 처음이었다. 이후 동아시아를 둘러싼 미·중 외교전에서 미국이 밀리는 모습을 보여 왔다.

미국은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 전략 중 가장 큰 축을 한미일 3국 동맹으로 생각하고 있어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한을 통해 한미일 3국 동맹 강화를 적극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한에서 한일관계 개선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제3국 문제는 양자 정상회담에서 논하지 않는 '외교적 관례'에 따라 한일문제는 의제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

경제·통상 분야 현안과 관련해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지속 이행과 우리나라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문제 등에 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테미 오버비 미국 상공회의소 아시아 담당 부회장은 한미 FTA와 관련해 "이행이 안되는 협정은 가치가 없다는 게 미국의 생각"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박 대통령에게 FTA 이행문제를 거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버비 부회장은 "미국은 FTA이행에 대한 광범위한 리스트를 갖고 있다"며 자동차, 금융, 제약, 의료장비, 원산지 규정, 관세, 세무감사 분야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미 재무부는 15일 반기보고서를 통해 "한국 당국이 원화절상을 막기 위해 공격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면서 "환시개입을 예외적인 상황(exceptional circumstances)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미국의 대(對) 한국 무역수지 적자폭이 크고 점점 더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207억 달러로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이며 전년에 비해 24.7% 상승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는 미국 정계, 산업계가 대한무역수지 적자를 심각하게 느끼고 있으며 우리 당국의 환율개입에 대해서도 불만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방한에서 FTA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이 중국견제를 위해 외교안보에 있어 '아시아 회귀 전략'을 펼치고 있다면, 경제통상에 있어서는 TPP를 주도하며 중국이 이끄는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에 맞서 아시아 시장에서의 패권쟁탈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TPP는 지적재산권보호, 환경, 노동, 정부조달 등 FTA보다 더 포괄적인 수준으로 오는 2016년을 협상체결 목표로 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의 TPP 참여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 양국간 FTA 보다 더 포괄적인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birakoc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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