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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출항'에 속도 안줄이고 변침한 듯(종합4보)

[세월호침몰] 2시간30분 지연에 도착시간 맞추려한 듯
합수부, 세월호 관계자 30~40명 출국금지
세월호 승선원 "안전교육 없었다" 진술

(목포=뉴스1) 김호 기자 | 2014-04-20 12:48 송고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책임으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선장 이준석(가운데)씨와 항해사 박모(25, 여, 오른쪽)씨, 조타수 조모(55)씨가 19일 오전 1시께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열린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4.4.19/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세월호 침몰사고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지연운항에 따른 '무리한' 변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하고 있다.

또 수사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승선원들 중 일부가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돼 이번 사고가 '인재'로 드러나고 있다.

◇3등 항해사, 운항시간 줄이려 변침 가능성

검경 합수부는 20일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3등 항해사 박모(25·여·구속)씨와 조타수 조모(55·구속)씨의 무리한 '변침'(變針·배의 진행방향을 바꾸는 것)에 따른 것으로 판단, 배경을 집중 파악 중이다.

합수부는 세월호가 당초 인천에서 15일 오후 6시30분에 출발 예정이었으나 짙은 안개로 2시간30분 가량 운항이 지연, 결국 밤 9시에 출항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16일 오전 8시께 도착할 수 있었지만 지연운항에 따라 도착 예정시간도 2시간30분 늦어지게 되자 빠른 도착을 위해 속도를 줄이지 않고 무리하게 변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박씨는 합수부 조사에서 변침 지휘 이유를 뚜렷히 설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침 지휘 배경에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씨가 인천에서 출발, 제주로 향하는 세월호의 맹골수도 구간을 운항해본 경험이 없는 점에도 합수부는 주목하고 있다.

변침 과정에 조타수 조씨의 일부 과실 정황도 포착됐다. 조사에서 두 사람은 서로 엇갈린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관계자 30~40명 출국금지…승선원 "안전교육 없었다"

합수부는 이번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을 수 있는 세월호 승선원, 선주 등 30~40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합수부는 구속된 선장 이준석(69)씨와 3등 항해사 박씨, 조타수 조씨를 포함한 10여명을 수사 대상에 올리고 차례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이씨 등 3명을 제외한 이들은 현재까지 참고인 신분이지만 곧 피의자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이미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일부 승선원은 합수부 조사에서 "비상상황과 관련해 선사 측으로부터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사고 이후 대처가 부실할 수 밖에 없었음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합수부는 사고 당시 이씨와 승선원들의 행적, 임무, 사고 이후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 운항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대질심문도 진행 중이다.

합수부는 이들의 휴대전화가 대부분 세월호와 함께 바닷속에 가라앉은 만큼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보, 사고 당시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이번 사고의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휴가를 떠났던 세월호의 원래 선장 신모(47)씨에 대한 소환을 통보했다. 해양사고 전문인 해양안전심판원과도 공조하고 있다.

◇세월호, 진도VTS와 교신하며 '골든타임' 허비

세월호는 15일 오전 8시55분 제주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사고 사실을 신고했다. 이어 진도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도 오전 9시6분부터 9시37분까지 31분간 총 11차례 교신했다.

제주VTS는 세월호로부터 신고를 받은 뒤 진도VTS와 완도VTS에 사고 사실을 알려 구조를 요청하겠다고 했다.

세월호가 곧장 진도VTS와 교신하지 않고 어느 선박이나 청취 가능한 공용채널을 사용하지 않아 구조에 필요한 시간을 허비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진도VTS와 교신한 31분간 위험에 처한 승객들에게 제대로 된 탈출명령과 안내는 하지 않고 허둥지둥대면서 대규모 인명피해를 낸 사실이 드러났다.


kimh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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