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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비켜"…프리얀카 간디 '가문의 위기'에 구원 등판

할머니 인디라 간디 이은 여성 총리감

(서울=뉴스1)최종일기자 | 2014-04-20 05:09 송고 | 2014-04-21 00:33 최종수정
인도의 집권 국민회의당의 총재 소냐 간디의 아들인 라울 간디 국민회의당 부총재(우측)와 소냐의 딸인 프리얀카가 지난 12일 북인도 아마티에서 지지자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이날 라울은 이 지역구 후보로 등록했다. © 로이터=News1

'할머니, 어머니에 이어 또 다시 정치 여장부 등장?'

인도 집권 국민회의당(INC)의 부진에 프리얀카 간디(41)가 긴급 구원투수로 나섰다.

라울 간디(43)가 이끄는 INC는 지금 한창 치러지고 있는 총선에서 패배가 확실시되며 10년만에 정권도 내줄 처지에 몰려 있다. 이에 따라 네루 초대 총리를 포함해 인디라, 라지브 등 3명의 총리를 배출한 '간디 가문'의 적자(嫡子)인 라울의 4번째 총리 도전도 물거품이 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그동안 정치와 일정 거리를 두고 온 여동생 프리얀카가 전면에 나서며 그가 정치인으로서의 행보를 본격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
프리얀카는 강단있는 성격이 총리를 지낸 조모 인디라 간디를 빼닮아 정치권 원로들로부터 당내에서 보다 큰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요청을 선거 때마다 받아왔다.

특히, 여당은 현재 진행중인 총선에서 참패가 예상되기 때문에 프리얀카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프리얀카는 종종 쌀쌀맞아 보이는 오빠 라울보다 천성적으로 리더에 더욱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프리얀카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라울의 지역구 유세에 전격 동참했다. 이어 마이크도 잡았다. 그는 상대당 후보로 뛰고 있는 사촌 동생인 바룬(34) 간디를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바룬은 총선에서 1당 자리를 놓고 국민회의당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인도국민당(BJP)의 후보로 입후보했다.

인도국민당의 총리 후보인 나렌드라 모디(64) 구자라트주(州) 지사는 힘을 잃어가고 있는 인도 경제를 발전시키고 1947년 인도 독립 이후 대부분의 시기에 인도를 통치한 네루-간디 가문를 밀어내겠다는 공약으로 지지를 받아왔다.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인도국민당이 큰 표 차이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날 프리얀카는 북인도 아마티에서 기자들에게 "이것(정치)은 가족들 간의 티파티가 아니다. 이데올로기 전쟁이다. 그(바룬)가 이렇게 행동한다면 나는 결코 용서하지 못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리얀카의 이날 발언은, 일거수일투족이 미디어의 주목을 받는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정치 가문에서 오랫동안 지속돼온 불화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바룬은, 초대 총리 자와힐라 네루의 무남독녀인 인디라 간디 전 총리의 막내 아들인 산제이 간디의 아들이다. 산제이는 1980년 항공기 사고로 사망했다. 라울과 프리얀카는 산제이의 형이자 인디라가 1984년 사망한 뒤에 총리에 오른 라지브 간디의 자녀들이다.

바룬의 모친인 마네카 간디는 남편이 사망한 뒤에 시어머니인 인디라와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인도국민당에서 장관을 지냈다. 인디라는 생전에 손자인 바룬을 무척 이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유세에서 프리얀카는 "이번 선거는 인도의 심장(heart)을 두고 벌이는 싸움이다"며 국민회의당의 정통성을 역설했다. 국민회의당은 힌두교 국수주의자인 모디가 총리가 되면 인도의 세속적 기초는 크게 훼손된다며 표심을 호소하고 있다.

프리얀카의 발언은 129년이나 된 국민회의당의 총선참패가 예상돼 당내 원로들이 프리얀카가 당을 부활시키기 위해 보다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청이 제기되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프리얀카는 자신의 행보와 관련, 국민회의당의 총재인 어머니 소냐 간디와 오빠 라울의 지역구 유세에서만 지원을 할 것이라고 재차 밝혀왔다고 국민회의당 대변인은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 주변 관측통들은 선거 패배후 예상되는 라울의 입지 축소속에 당내 프리얀카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할머니 인디라 간디에 이은 또 한명의 여성 총리 탄생까지도 내다본다.

소냐 간디에 대한 전기를 쓴 저널리스트 라시드 키드와이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프리얀카는 라울의 유세를 지원하고 라울과 당내 원로들 사이에 다리 역할을 하는 등 과거보다 조금 더 큰 역할을 맡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be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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