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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수습 갈팡질팡…한계 드러낸 '안전행정'

[세월호 침몰]국가위기관리시스템 '재수술' 논란 커질 듯

(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 2014-04-18 20:59 송고 | 2014-05-19 23:25 최종수정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사고 사흘째인 18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취재진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중대본은 이날 구조대원들의 세월호 선내 진입을 '성공'에서 '실패'로 바꾸는 등 갑작스런 정정 발표로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 2014.4.1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갈팡질팡하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이번 여객선 세월호 사태 수습에 주도권을 잃어버리면서 앞으로 국가위기관리체계 운영에 대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중대본이 계속 혼선을 빚자 17일 아예 목포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세월호 사고대책본부를 꾸리고 정홍원 국무총리가 본부장을 맡아 수습과 사후 대책을 진두지휘하기로 했다. 부본부장은 이번 재난에서 손발이 맞지않던 안전행정부 장관과 해양수산부 장관이 맡았다.

안행부가 총괄하는 국가위기관리체계에 여객선 해양 사고는 사실상 빠져있어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정부 대응에서 콘트롤 타워가 실종되는 기현상을 빚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정부의 국가위기관리체계는 크게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으로 나뉘며 세부적으로 위기유형별 24개 분야로 구성된다. 정부는 이 분야별로 재난관리 책임기관을 지정해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을 관리하도록 하고 한해 1회 이상 토의훈련과 현장훈련을 하고 이를 안행부가 총괄한다. 안행부는 국가적인 재난이 발생하면 중대본을 꾸려 재난 수습을 총지휘하는 역할까지 한다.

그러나 이렇게 안행부가 주도하는 국가위기관리체계에서 해양 관련 사고는 기름유출 등 '대규모 환경오염'만 포함돼있다. 이번 세월호 같은 여객선 사고는 영역 밖이다.

안행부는 산하 외청인 소방방재청이 전담하는 수해 등 자연 재난이나 역시 산하 외청인 경찰청의 민생치안 부문 등에서는 비교적 효과를 봤으나, 해양수산부와 해경이 별도 대응 매뉴얼을 운영하는 해양사고에서는 사실상 대응능력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이 때문에 막상 대형 해양사고가 터지자 안행부 장관을 수장으로 하는 중대본은 옥상옥 격이 돼버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대본은 재난관리 지휘는커녕 수색구조활동을 주도하는 해경을 쳐다보는 꼴이 됐다. 여기에 해양수산부와 해경조차도 역할 분담이 매끄럽지 않아 혼란을 키웠다. 이에 중대본, 해수부, 해경이 거의 같은 내용을 갖고 시차별로 언론브리핑을 하는 광경도 빚어졌다. 세월호 사고 대응이 삐그덕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안행부는 지난해 5월부터 안전조정정책회의를 운영하면서 각 부처별 안전관리 정책을 조율하고 관리해왔으나 결과적으로 할말이 없게됐다. 올초에는 지난해 해양사고 사망자가 전년대비 73명이 줄어드는 등 지표가 개선됐다고 자랑했고 이번달 행락철을 맞아 여객선 안전을 집중점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으나, 점검기간 첫날인 16일 세월호 침몰사고가 터져 망연자실한 지경에 처했다.

정부의 통합적 국가위기관리체계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수립됐다. 당시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가 안보, 재난 등 4개 분야의 국가위기관리 매뉴얼을 총괄해왔다. 이후 이명박 정부 시절 NSC 사무처를 폐지해 비상임기구화하면서 안보 분야는 청와대가, 재난 분야는 당시 행정안전부가 맡도록 했다.

이후 '안전'을 국가적 의제로 내건 박근혜 정부에서는 안전행정부로 새출발하면서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제정 등으로 명실상부한 국가위기관리 콘트롤타워를 지향했으나 세월호 침몰 사고로 한계를 드러내면서 재수술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nevermi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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