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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 뚫을 새 투자처 '이색펀드' 열전

물, 에너지, 프로야구, 지하철, 유전, 납골당

(서울=뉴스1) 이지예 기자 | 2014-04-19 21:59 송고

"물, 에너지, 프로야구, 지하철, 유전, 납골당…"

얼핏보면 전혀 연관성 없어 보이는 단어들이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 국내에서 운용되고 있는 펀드상품이라는 점이다.
20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박스권 장세 속에서도 새로운 투자거리를 발굴하려는 운용사들의 끈질긴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주식시장이 수년째 지루한 등락을 거듭하다보니 수익률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신개념 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IBK자산운용의 'IBK신성장특허보유기업증권투자신탁[주식]A'은 기술발달에 따른 기업들의 '특허 전쟁'을 투자기회로 삼았다. 정부 지원을 받는 중소기업 가운데 특허기술을 보유한 업체들 위주로 자산을 넣는다. 지난해 12월 설정된 뒤 3.6% 가량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IBK자산운용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지식재산권 개념을 기존의 방어적 개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 창출 요소로 보고 경쟁력을 제고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며 "지식재산권 증가율이 높은 기업은 경영실적도 상대적으로 우수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은 '물펀드'와 '대체에너지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삼성글로벌워터증권자펀드1호[주식](환헷지)'는 세계의 물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물 배분, 수질관리, 하수처리 업체 등 투자대상도 다양하다. '삼성글로벌클린에너지증권자펀드 1호[주식](환헷지)'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청정에너지 수요증가 추세에 주목했다. 이들 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 20% 상당의 우수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 Parallel유전해외자원개발특별자산투자회사1호'는 '유전펀드'다. 미국 텍사스주에 유·가스전을 보유한 미국 패러렐사에 투자한다. 최근 1년 수익률은 현재 -5.18%로 다소 부진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측은 "이 펀드는 석유·가스 가격의 변동 위험과 환율변동에 따른 손실위험을 감내할 수 있고 투자원본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을 잘 아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프로야구그룹주증권투자신탁'은 프로야구 그룹주 펀드다. 삼성, LG, 현대(기아), SK, 두산, 롯데, 한화, 넥센, 엔씨소프트 등 프로야구 구단을 둔 그룹과 관련된 유망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지난 2012년 출시된 이 펀드는 그러나 흥행에 실패하면서 설정액이 1억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신한BNPP 서울시 지하철 9호선 특별자산 펀드'는 국내 최초 지하철펀드로 유명하다. 지난해 11월 서울시와 합작으로 출시됐다. 4·5·6·7년 만기의 폐쇄형 장기상품임에도 출시 하루만에 1000억원 어치가 완판되는 성과를 거뒀다.

신한BNP파리바운용 관계자는 "정기예금 플러스 알파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해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알맞았다"며 "서울시가 1차적으로 재원을 보전하고 신용등급이 높은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이 지급을 보증하해 안전성을 제고했다"고 흥행 원인을 설명했다.

하이자산운용의 '하이골드오션선박특별자산 투자신탁1호[수익권]'은 선박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선박을 매입한 뒤 해운사와 임대차 계약을 맺어 매년 배당금을 받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선박 임대기간이 끝나면 매각을 통해 차익을 꾀한다.

항공기에 투자하는 '현대AVIATION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1'도 눈길을 끈다. 이 펀드는 선박펀드와 비슷한 방식으로 항공기를 매입한 뒤 항공사에 임대해 주고 임대료를 받는다. 이 밖에 납골당에 투자하는 '현대파주서현공원사모특별자산'도 있다. 다만 이들 상품은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이 주로 참여하고 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이색펀드들은 끊임없이 유망한 투자처를 찾아다는 국내펀드 시장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며 "흔치않은 대상에 투자하는 상품인 만큼 일반 투자자들은 관련내용을 사전에 정확히 알아보며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zyea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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