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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된 단원고 교감, 극단적 선택 이유는?

[세월호침몰]

(진도=뉴스1) 박준배 기자 | 2014-04-18 09:49 송고
안산 단원고 교감이 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단원고 교감 강모(52)씨는 18일 오후 4시10분께 전남 진도군 공설운동장 뒤편 야산에서 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단원고 교감 강씨는 지난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서 구조됐다. 강 교감은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의 수학여행을 인솔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세월호 침몰 후 자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라고 밝혔다. 2014.4.18./뉴스1 © News1 송은석 기자

여객선 침몰 사고로 제자 수백여 명을 잃은 경기 안산 단원고 강모 교감이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는 제자를 지켜내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함께 학부모와 제자, 동료교사 등에 대한 미안함이 가장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교감은 진도 앞 해상에서 침몰된 여객선에 타고 있다가 구조됐다. 구조된 강 교감은 교장과 10여 명의 교사 등과 함께 사고 당시부터 실내체육관에 있었다.

하지만 학교 차원의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학부모와 함께 대책 마련을 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이틀이 지나도록 얼굴을 내비치지 않고 대책본부도 꾸리지 않으면서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사고 발생 지역인 진도군과 피해 학생 관할 교육청인 경기도교육청 등이 사고 첫날 실내체육관 한켠에 대책본부를 꾸린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한 학부모는 "도대체 안산 단원고 교사나 교장은 왜 아무도 없는 거냐"며 "이럴때 함께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그러다 17일 밤 9시께 단원고 교장과 교사 등이 실내체육관에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은 거칠게 항의했다.

강 교감은 체육관 실내가 아닌 다른 곳에 있어 직접적으로 질책을 받지는 않았지만 교장과 교사들이 사죄를 해야 했다.

한 학부모는 "맨 먼저 와서 함께 해야 할 사람들이 여기에 있으면서도 얼굴도 안비치고 숨어있었느냐"며 "그러고도 선생 자격이 있냐"라고 비난했다.

그는 "수학여행을 가는데 학교에서 오전 수업을 하고 갔다고 한다. 오전 수업 않고 아침에만 출발했어도 이러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학교 관계자들을 원망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제자들은 수백명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는데 교감 혼자서 살아 돌아왔다는 게 말이나 되느냐"며 "교장이든 교감이든 단상에 올라가서 마이크 잡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 같은 학부모들의 요구에 단원고 교장을 비롯해 10여 명의 교사들이 실내체육관 무대에 올라가 무릎꿇고 "잘못했다, 죽을죄를 졌다"고 빌었다. 하지만 성난 일부 학부모는 험한 욕설과 함께 물병을 던지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기교육청 관계자는 "강 교감은 어제 벌어진 상황 당시 자리에 없었다"며 "하지만 이 사건 이후 밖으로 나가 연락이 끊겼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사고 직후부터 크게 자책하고 힘들어 하셨다"며 "교장과 동료 교사들까지 학부모들로부터 질책을 당해 정신적 고통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nofa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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