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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존중 없이는 축구도 없다"

박종환 감독 선수 폭행 논란 불거지자 팬들 '실망'
'존중하는 축구문화' 요구 커진 시점서 아쉬움 남아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2014-04-18 08:11 송고

© News1
프로축구 성남 FC의 박종환 감독이 연습경기 도중 선수들을 폭행했다는 논란에 대해 박 감독이 17일 폭행 사실을 일부 시인했다.

박 감독은 16일 열린 성남과 성균관대의 연습 경기에서 전반에 두 골을 내준 뒤 하프타임에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에게 손찌검했다는 주장에 대해 '꿀밤' 수준이었다고 반박한 지 단 하루 만에 태도를 바꿨다.

박 감독이 "두 선수에게 사과했고 재발방지 약속을 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단락된 듯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뒷맛이 남는다.

박 감독은 "구단의 제재를 따르겠다"고 했으나 그 제재가 어느 수준까지 논의될지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구단 측이 "두 선수도 박 감독의 사과를 받아들였고 이번 사건이 확산되는 걸 원치 않는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힌 대목에서는 사건을 대강 덮고 넘어가려는 분위기마저 풍긴다.
구단은 박 감독에 대한 징계 수위를 다음 주 초까지 정하기로 하고 19일 열릴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 박 감독은 나서지 않는다고 알렸지만 이미 성남 팬들을 비롯한 축구팬들은 이번 일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

성남 팬들은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등을 통해 박 감독에 대한 전격 경질까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9일에는 상주 상무 박항서 감독이 K리그 클래식 7라운드 FC서울과의 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휴대전화를 바닥에 집어 던지고 욕설을 하다 퇴장당하는 일도 있었다.

이에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는 16일 박 감독에게 5경기 출장정지 및 제재금 500만원을 부과했다.

연맹 측은 "박 감독은 이전에도 심판 판정에 대한 지나친 항의로 퇴장을 받은 바 있고 작년 상벌위에 회부됐을 당시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나 이런 상황이 재발한 점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징계 사유를 전했다.

이번 폭행 사건이 일어나기 불과 이틀 전인 14일 대한축구협회는 축구와 관련된 모든 관계자와 분야에 존중을 실천하자는 의미의 '리스펙트 캠페인'을 선포한 터였다.

이 때문에 캠페인 선포를 전후로 최근 잇달아 그라운드 위에서 발생한 폭력과 폭언 사태는 더욱 아쉽기만 하다.

리스펙트 캠페인에서 지도자와 선수, 심판, 서포터라는 축구를 이루는 네 축이 서로 손을 잡고 모범적인 축구문화 정착에 힘쓰겠다고 선서한 지 채 며칠이 지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리스펙트 캠페인 홍보 포스터에는 "존중 없이는 축구도 없습니다"라는 표어가 적혀있다.

한국 축구로부터 점차 관심을 잃고 떠나가는 팬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축구문화 정착이 시급하다고 말한 축구인들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리스펙트'를 보여야 할 때다. 존중이 없다면 축구도 없고 팬도 없다.


hm334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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