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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웃지도, 화사한 옷을 입지도' 않는 안산 주민들

기다림·그리움의 해바라기꽃 바라보며 학생들 생환하기를 '염원'
[세월호침몰]

(수원=뉴스1) 윤상연 기자 | 2014-04-18 07:14 송고 | 2014-04-18 07:53 최종수정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 이틀째인 17일 저녁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에서 단원고 1·3학년 학생들과 학부모 등 인근 학교 학부모 수백여 명이 동참한 촛불 기원제가 열리고 있다. 2014.417/뉴스1 © News1 송은석 기자

실종된 자녀들을 기다리는 학부모들의 애끓는 마음이 '기다림과 그리움'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 해바라기일까.
경기 안산 단원고교 수학여행 여객선 침몰 사고가 발생한지 3일째인 18일 오전 11시께, 단원고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젠플라워 꽃화원에 50대 초반의 중년 신사가 들어섰다.

중년 신사는 꽃화원에 들러 슬픈 표정을 지은 채 해바라기 꽃을 주문했다. 젠플라워 여주인은 아직 해바라기꽃은 시기가 일러 구하기 어렵다며 이유를 물었다.

중년 신사는 "해바라기 꽃말이 기다림과 그리움으로 알고 있는데, 자식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학부모들에게 동네 사람들 모두 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음을 알리고 싶다"고 답했다.
꽃화원 여주인의 "어떻게 알릴 것이냐"는 질문에 중년 신사는 "단원고 교문 앞에 잠시라도 세워 놔, 동네 사람들의 마음이 진도 사고 현장에서 목놓아 울고 있는 학부모들에게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 뿐"이라고 답했다.

미처 해바라기꽃을 준비하지 못한 여 주인은 즉시 화원들에 연통을 놓아 어렵게 해바라기꽃을 구해주었다.

여주인은 "동네 사람들의 마음이 해바라기꽃을 사간 중년 신사의 마음과 한 치도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산 죄 뿐이 없는데 왜 자식들이 고통을 받느냐"는 것이 이 곳 고잔1동 주민들의 한결같은 마음이라는 것이다.

단원고 사태를 맞은 학교 인근 안산 고잔1동 주민들은 요즘 '크게 웃지도 말고, 화사한 옷도 입지 않도록 서로 조심하자'라는 말을 하고 있다.

옆집과 앞집, 한 집 걸러 한 집에 실종된 자녀들을 애타게 기다리는 이웃이 살고 있기 때문이란다.

고잔1동 주민들은 자녀들이 무사히 구조돼 '기다림과 그리움'을 꽃말을 가진 해바라기꽃을 온 가족이 바라볼 수 있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syyoon111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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