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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위해 '베가시크릿업' 출고가 인하? LG U+의 무리수

팬택 "사전협의 안돼 당황스럽지만 이통3사 동의한다면..."
SKT "편법 보조금의 하나" KT "사전협의없는 인하는 꼼수"

(서울=뉴스1) 지봉철 기자, 맹하경 기자 | 2014-04-18 08:33 송고 | 2014-04-18 10:12 최종수정
LG유플러스가 팬택의 반대에도 베가시크릿업 출고가 인하에 논란이 되고 있다. © News1

LG유플러스가 팬택의 스마트폰 '베가 시크릿업'(IM-A900L)의 출고가를 37% 인하해 판매한다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제조사인 팬택과 사전협의도 안된데다, 경쟁사인 SK텔레콤이 '우회적인 보조금 지급'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18일 LG유플러스는 출고가 95만4800원짜리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베가 시크릿업'을 37% 인하된 출고가인 59만950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출고가 인하 이유는 "최근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팬택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LG유플러스는 "팬택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는 이통3사 중 단독으로 시행하는 것"이라며 "고객의 단말기 구매 부담을 대폭 낮추는 한편 출고가 인하에 따른 팬택의 비용부담도 완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조사와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고 이동통신사 주도로 단말기 출고가를 인하한 것은 업계 처음이어서 팬택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팬택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팬택을 살린다는 취지로 출고가를 인하한다는 사실을 통보받았지만 일시적으로 막대한 재고보상금을 해결할 수 없어 반대했다"며 "출고가 인하는 이통3자 모두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인데, 사전협의나 조율이 없어서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출고가 인하로 발생하는 손실액은 모두 제조사 부담"이라며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경우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통상 단말기 출고가를 인하할 경우, 제조사는 이통사가 보유한 재고 수량과 출고가 인하분에 따라 재고보상금을 부담하게 된다. LG유플러스가 95만4800원에 구입한 스마트폰을 59만9500원에 판매하면 35만5300원을 손해보게 된다. 이 손실을 이통사와 제조사가 분담하는데, 상당부분은 제조사가 부담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LG유플러스의 베가 시크릿업 재고는 최소 5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기준으로 했을 때 팬택은 베가 시크릿업의 출고가 인하분인 35만5300원에 재고보상금 약 200억원을 LG유플러스에 보상해야 하는 셈이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서도 베가 시크릿업에 대한 재고보상금을 팬택에서 받지 못하면 회사 손실을 방기한 배임이 되기 때문에, LG유플러스는 '베가 시크릿업'의 재고보상금을 대여금 방식으로 회계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대여금을 추후 팬택으로부터 돌려받게 된다.
LG유플러스측은 "현재 영업정지 기간인 SK텔레콤이 베가 시크릿업 출고가 인하를 반대해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며 "팬택에 출고가 인하 금액이 부담되지 않도록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LG유플러스의 '베가 시크릿업' 출고가 인하에 대해 SK텔레콤과 KT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시장교란행위'라는 지적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영업기간 1주일을 앞두고 무리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며 "정부의 단속이 심해지자 이를 피하기 위해 출고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편법적으로 지급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SK텔레콤은 이번 출고가 인하가 우회적인 보조금으로 사용된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베가 시크릿업의 출고가가 95만4800원에서 37% 인하한 59만9500원으로 떨어질 경우, 보조금 27만원과 요금제 할인을 더하면 거의 '공짜폰' 수준이라는 것이다.
KT도 LG유플러스의 발표 이후 동일하게 베가 시크릿업 출고가를 인하했다고 밝혔지만, "우리는 팬택과 이미 협의를 마쳤다"며 LG유플러스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달 27일부터 영업을 재개하는 KT는 베가 시크릿업을 전략폰으로 삼아 대대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기로 했던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앞으로 빚어질 영업 차질을 우려해 팬택과 사전협의도 없이 선수를 친 것"이라며 "제조사인 팬택과 합의없이 출고가를 인하하는 것은 편법 보조금을 활용하려는 전형적인 꼼수"라고 말했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현재 이통3사가 보유하고 있는 팬택 '베가 시크릿업'의 재고는 최소 40만대에 달한다.


jan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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