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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었다 놨다" 푸틴의 양동전략…갈피 못잡는 서방

푸틴, 긴장 지속되면 파병..."가스공급, 차질 빚을 수있어"
4자 회담 긴장완화 전격 합의
美 등 서방, 긴장 지속되면 추가 제재 가능성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4-04-18 05:35 송고 | 2014-04-18 11:26 최종수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News1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유럽연합(EU)의 외무장관들이 1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긴급 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이 내전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일련의 조치를 취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에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 긴장이 지속되면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다는 초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은 러시아의 합의 사항 이행 여부에 의구심을 드러내며 추가 제재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자회담, 긴장완화 합의…미국은 "합의사항 실행, 의구심"

이날 개최된 4자회담을 마친 뒤에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안드레이 데쉬차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모두 폭력을 피하며 극단주의와 인종주의, 반유대주의 등 종교적 불관용을 담은 표현을 배척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참가국들은 또 "모든 불법적인 무장 세력들은 무장을 해제해야 하며 모든 불법 점거 건물에서 나와야 하며, 우크라이나에서 거리 등 공공장소에서의 모든 불법 점거를 해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합의 사항을 이행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과 중대 범죄자를 제외하고 모든 시위 참가자들과 무기를 버리고 불법 점거지를 떠나는 이들에 대해서 사면돼야 한다는 내용에도 의견을 모았다.

외교적 사태 해결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합의사항 이행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회담에 참석한 케리 장관은 참가국들이 의견차이를 줄이기 위해 고심했다면서도 합의는 현재로선 말(words)밖에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케리 장관은 "중요한 점은 구두 합의가 실행되는 것이며, 어느 참가국도 일이 끝났다는 생각으로 이곳을 떠나지 않아야 한다"며 "임무는 합의 사항이 실행되고 참가국들이 이를 따를 때에 완수된다"고 설명했다.


◇우크라 동부에서 10여일간 긴장 지속

오바마 대통령도 4자 회담에서의 합의점은 이행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서방은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향후 대응책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서방은 현재까지 일부 러시아 국민들을 대상으로 비자 금지와 자산 동결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하지만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중이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의 입장은 다르다.

보다 강한 제재는 러시아를 도발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유럽의 경제도 타격을 입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케리와 애슈톤 장관은 미국과 EU는 크림공화국의 지위에 대해 상당한 차이를 여전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이 합의에도 불구하고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은 현재 긴장의 원인인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친러계 분리주의 움직임의 배후에는 러시아가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날 앞서 친러 무장세력 300여명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국경수비군 기기를 공격, 총격전으로 무장세력 3명이 사망했다고 아르센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밝혔다.
© News1

친러 무장세력들은 지난 6일 봉기한 이후에 우크라이나 동부 약 10개 지역에서 건물을 점거하고 있다. 도네츠크 소재 한 지방정부 청사를 점거하고 있는 무장세력의 리더 알렉산더 자카르첸코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신정부 지지자들이 키예프 메인 광장에 설치한 캠프에서 물러나지 않는 한 자신들도 검거를 해제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푸틴, 우크라 동부 긴장 지속되면 파병할 수 있어

푸틴 대통령은 이날 4자회담에 앞서 작심한 듯 도발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모스크바에서 TV로 중계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동부 지역의 소요를 진압하는데에 군을 동원한 우크라이나 정부의 행위는 "중대한 범죄"라고 비난하며 파병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외교적 해결이 성공돼 파병할 필요가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수시간 동안 진행된 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잘못을 깨닫고 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힘을 사용한 위협을 하고 있다"며 "이것은 현재 우크라이나 정부 지도자들에 의한 중대한 범죄이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지난달에 크림공화국을 합병하기 전에도 크림 반도에 주둔하고 있었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그는 "우리는 불가피한 조치를 취했다. 그래서 당시 상황이 현재 우크라이나 동남부처럼 전개되지 않았다"며 "물론, 우리의 군은 크림 방위군의 배후에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대규모 비밀 감청활동을 폭로한 뒤 러시아에 임시망명중인 에드워드 스노든도 이날 모습을 드러냈다. 스노든은 비디오 영상을 통해 푸틴 대통령에 러시아가 시민들을 상대로 대규모 도감청을 하는지를 물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서는 불법이라고 답했다.

◇푸틴, 한달내 유럽 가스 공급 차질빚을 수 있어

푸틴 대통령은 유럽 가스 공급이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가스 요금을 갚는 시한으로 한달을 줄 것이라고 말하며 "이는 어려운 결정이며,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에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이 필요로 하는 천연가스의 3분의 1은 러시아산이며, 공급분 가운데 일부는 우크라이나를 통해 제공된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흑해함대가 주둔해 있는 크림반도를 합병한 것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유럽 확장에 의해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동유럽에 미사일 방어체제를 구축하려고 하며 과거 냉정 시대 때의 군비 확장 경쟁을 부추질 것이라고 경고하며 러시아는 이에 대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네기 유럽 연구소의 교환연구원 울리히 스펙은 로이터에 "외교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면 성공할 수 없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어떤 식으로든 통제 하에 두려고 하는데 전력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이 목표를 잘 수행해왔으며, 물러설 준비는 돼있지 않다. 서방은 이 같은 조건에 합의할 수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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