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825t급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이틀째인 17일 오후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진도실내체육관에서 가족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건의 후 바로 설치된 현장 실시간 CCTV를 지켜보고 있다. 2014.4.1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그동안 들은 척도 안하더니 대통령 말 한마디에…."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 전남 진도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 당국자들에게 지시한 내용이 곧바로 '실행'에 옮겨졌다.

실종자 한 가족은 박 대통령에게 "여기가 상황실인데 현장의 정보가 아무 것도 안들온다"며 "현장의 구조작업을 생방송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

박 대통령은 옆에 있던 이주영 해양수산부장관에세 "언제까지 되겠느냐"고 다그친 뒤 "수색하는 장면 같은 것도 계속 일일이 가서 보시지 않더라도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알려드리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수색현장을 지켜볼수 있는 CCTV는 박 대통령의 약속이 있은 지 3시간도 채 안돼 진도실내체육관에 설치됐다.

또 다른 가족은 "현장의 수색작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고 박 대통령은 "모든 것을 제일 먼저 세세하게 아시도록 알려드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윗 사람이 말을 안듣는다. 정부 관계자 중 책임있는 분들을 여기에 상주시켜 달라"고 재차 요구했고 박 대통령은 "여러 차례 거치지 말고 즉각 얘기를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김석균 해앙경찰청장이 마이크를 잡고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을 여기에 상주시켜 브리핑을 하게 하고 원하시면 저도 언제라도 달려와서 브리핑을 드리겠다"며 실종자 가족들의 '불만'을 애둘러 피해갔다.

박 대통령 "오늘 이 자리에서 지키겠다고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여기 있는 사람들 다 물러나야 한다"고 경고, 실종자 가족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김수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박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진 직후인 저녁 7시 진도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건의 발생 경위, 수색작업 진행상황 등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사고 직후부터 해경 등 관계자들에게 수차례 요구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던 사안이 박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곧바로 '해결'되자 실종자 가족들은 고마움 대신 화가 치밀어 오르고 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실종자 가족들의 거듭된 요구에 묵묵부답이던 사람들이 대통령의 말한마디에 일사천리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화가 치민다"며 "실종자 가족들의 새까맣게 타가는 마음을 안다면 그런 모습을 보지이 않았을 것"이라고 분노했다.


be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