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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국가냐" 실종자 학부모 '분노 폭발'

[진도 여객선 침몰]

(진도=뉴스1) 박준배 기자 | 2014-04-17 06:46 송고
17일 진도시민체육관에서는 침몰 여객선에 갇혀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생존자들의 생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공기를 주입하고 있다는 해경의 발표가 거짓으로 드러나자 박준영 해수부 어촌양식국장이 생존자 유가족들에게 항의를 받고 있다. 2014.4.17/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여객선 침몰 사고 이틀째인 17일 해양경찰과 해군 등 정부기관의 사고 선박 내 실종자 수색이 지연되고 학부모들에게 거짓정보를 흘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참고 참았던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분노한 학부모들은 "이게 국가냐"라며 욕설과 함께 집기를 부수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학부모는 "이미 우리 아이들은 다 죽었다. 포기해"라고 격한 반응을 보이면서 울부짖어 진도실내체육관은 일순간 아수라장이 됐다.

발단은 이날 오후 1시께 발표한 박준영 해양수산부 어촌양식국장의 '공기주입' 발언이었다. 정부 대표단을 대신해 박 국장은 "침몰 여객선에 산소를 공급할 수 있는 장비들이 이날 오후 5시에 도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학부모 대책위와 회의를 끝내고 사고 구조 현장에 확인한 결과"라고 밝혔다.

문제는 앞서 해양경찰청이 밝힌 "선박 안에 충분한 공기가 있다면 탑승객들이 생존할 수 있다. 지금도 생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공기를 주입하고 있다"는 발표와 정면 배치되는 내용이었다는 점이다.
여객선이 침몰한 지 만 하루가 지난 상황에서 '공기 주입'은 침몰 선박의 생존자를 구조할 수 있다는 한줄기이자 마지막 실낱같은 희망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그동안 '공기 주입'을 하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학부모들에게 거짓말을 한 셈으로 드러나 파국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일부 학부모는 박 국장을 밀쳤고 함께 있던 해경 수사과장에게 마이크를 던지는 등 분통을 터뜨렸다. 욕설과 함께 밀치고 폭행하면서 해경 수사과장이 넘어지는 등 폭력 사태로 번졌다.

해수부 국장에 이어 남경필 의원이 학부모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중재에 나섰으나 오히려 구박만 받았다. 실종자 학부모들은 "어제 밤에도 두 차례 산소 공급이 됐다고 해놓고 이게 다 거짓말이란 말이냐"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한 학부모는 "오늘 아침까지 산소를 공급하고 있다는 뉴스까지 나왔는데 다 속인 것"이라며 "어떻게 정부 당국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학부모는 "살아있는 사람도 못살리는 게 정부냐"며 "앞으로도 못살린다. 0같은00들" 등 욕설을 쏟아냈다.

학부모들의 분노는 전날 해경이 잠수부를 투입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했지만 학부모들이 배를 타고 현장에 간 결과 실종자 수색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불거졌다.

한 학부모는 "어제 밤에 사고 현장에 들어가 오늘 아침에 배를 타고 나왔다"며 "그 전까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현장에는 특수대원은 한 명도 없었고 선체에 들어갈 수 없다는 얘기만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부 대책위에 대한 실종자 가족들의 극심한 불신은 결국 1분1초가 안타까운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에 깊은 절망과 회한만 남겼다.


nofa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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