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해경 "박양 맞다"…부모 "내 딸 아니다"

시신 직접 확인한 부모·선생 "키도 더 크고 특징도 다르다"
해경 "맞다"면서도 정확한 근거는 말하지 못해

(목포=뉴스1) 박현우 기자 | 2014-04-17 03:53 송고

"애 엄마가 사진을 봤는데 딸이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지금 항구에 있다가 확인하러 온 거고..."

수척한 모습의 아버지는 딸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진도 팽목항에서 직접 확인하러 왔다고 했다.

17일 오전 병원 측이 시신이 입고 있었다던 옷을 사진으로 찍어 아내에게 보내줬는데 "우리 애가 입고 나갔던 옷이 아니였다"며 휴대폰 사진을 취재진에 보여주던 아버지 손은 가늘게 떨렸다.

그는 "오전에 1학년 담임 선생님이 보고 갔다고 했는데 아니라고 하더라"며 "우리 딸이 모범생이라 1학년 때 선생님이 봤으면 몰라봤을리 없다"고 했다.

30분 남짓을 기다린 뒤 오전 11시쯤 '딸'의 시신을 보러 들어갔다. 15분 정도 살펴본 뒤 나온 그는 여전히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우리 딸은 손가락이 길고 특히 내 손이랑 비슷하게 엄지손가락이 길고 검지손가락은 짧거든요"

왼손을 들어 보여주며 말하던 아버지는 "귀도 정면에서 보면 얼굴쪽으로 동그랗게 보이는데 그런 부분도 달랐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같이 왔던 단원고 선생님도 "다른 것 같으니 오전에 나간 보도 정정해 달라"는 말을 남기고 아버지와 함께 자리를 떠났다.

오전에 나간, 시신이 단원고 박모양이라는 보도는 어떻게 나가게 된 걸까. 대부분 매체에서는 해양경찰을 통해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

해양경찰에서는 오전 "박양이고 18세인데 단원고 학생인지는 모르겠다"고 했다가 "박양이고 단원고 2학년 학생이다"라고 했다.

이후 '박양' 어머니가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사진을 보고 "내 딸이 아니다"고 했다는 이야기가 돈 뒤 재차 확인했지만 해양경찰에서는 "박양이 맞다"고 했다.

아버지가 왔다 간 뒤에도 다시 전화로 물었지만 "박양이 맞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나 박양 아버지와 함께 시신 확인 차 현장을 찾았다던 한 해양경찰 소속 경찰은 "확실하다고 누가 그러더냐"며 "(내가)여기서 그런 말이 한 적이 없는데..."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양이라는 걸 확인하기 위해 어떤 절차를 거쳤느냐고 다시 한 번 물었지만 해경 측은 이 부분에 대해서 이렇다할 답을 내놓지 못했다.

정신적 충격으로, 혹은 시신 상태가 좋지 않아 부모가 못 알아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장에서 시신을 박양 아버지에게 보여준 병원 관계자에게 이 부분에 대해 물으니 "애 어머니한테 시신 얼굴 사진을 찍어서 다시 보내줬는데도 아니라고 했다고 한다"며 "그러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익사했을 경우 시신을 못 알아 보는 경우도 종종 있느냐고 물으니 이 관계자는 "그런 일도 거의 없다"고 했다.

'어딘가에 살아있을지 모를 실종자에 대해 사망 진단을 내린 것일 수 있으니 신원 확인 등 정확한 조사를 통해 답을 달라'고 해경 측에 오전 11시20분쯤 요청했지만 1시간여 지난 낮 12시30분까지 해경 측에서는 이렇다할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hwp@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