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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 몰락에 떤 캐나다 오히려 기회?…'스타트업 붐'

(서울 로이터=뉴스1) 권영미 기자 | 2014-04-17 06:13 송고 | 2014-04-17 06:49 최종수정
캐나다의 실리콘밸리인 키치너-워털루 시의 기술인력 산실인 워털루 대학 실험장면. ©로이터=뉴스1


직원 반이상을 해고하고 시장가치의 90%이상을 잃은 블랙베리의 몰락이 도리어 캐나다의 실리콘밸리의 신흥벤처 기업들의 붐을 일으키는 전화위복이 됐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블랙베리의 퇴직 인력을 바탕으로 신흥벤처기업들이 다수 생겨나면서 캐나다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온타리오주 키치너-워털루 지역의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거대공룡기업'의 몰락이 작지만 혁신적인 테크 기업들의 부흥을 돕고 있다는 의미다.

통신에 따르면 2009년의 4배이상인 약 450개의 새 기업이 지난해 워털루와 인근도시 키치너에 문을 열었다. 이 새 기업들의 창업주는 블랙베리 전 직원인 경우가 많다.

무인기 제조 기업의 기술담당인 션 맥케이브는 "새로운 테크놀로지 사업을 시작하고 자금을 조성하려는 사람에게 워털루는 최상의 장소"라고 말했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기업인 블랙베리의 2008년 전성기때 주가총액은 800억 달러이상이었다. 하지만 애플과 삼성의 스마트폰에 휴대전화 소비자를 빼앗긴 지금은 불과 40억 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당시 블랙베리에 투자했던 사람들은 백만장자가 됐고 이들은 여전히 워털루에 거주하면서 새로운 테크 기업들에게 투자하고 있다.

노키아의 본거지였던 핀란드의 오울루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노키아 5000명 직원의 반 이상이 해고됐지만 이들은 작은 기업체를 꾸려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이 지역은 노키아의 핸드폰 부문을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데이타센터 설립 1순위 후보지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기하급수적인 투자 증가

지난해 4월말까지 1년동안 키치너-워털루 지역의 신흥기업에 대한 투자는 2억 3500만 달러 이상으로, 3년전 50만불에서 기하급수로 늘었다.

이중 8000만달러는 온라인학습시스템을 개발중인 디자이어2런(Desire2Learn)에 투입됐다. 1450만 달러는 팔 움직이나 제스처로 전자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입력장치인 MYO를 개발중인 탈믹 랩에 투자됐다.

캐나다 연금 기금의 벤처 캐피탈인 OMERS 벤처는 미국 뉴 엔터프라이즈와 함께 2012년에 디자이어2런에 8000만 달러를 투자하는 등 이지역 벤처 기업에 거액을 투자했다.

트위터의 초기투자자였던 스파크 캐피탈, 브리지스케일 파트너스 등 유력 투자사들 역시 신생 테크 기업들에게 투자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도 거액의 기금을 조성해 신흥 벤처들에 직접투자하고 있다.

해고된 블랙베리가 직원들이나 블랙베리 초기 투자자들은 이 지역을 떠나지 않은 이유에는 새너제이의 실리콘 밸리에 비해 반도 안되는 상대적으로 싼 주거비도 있다.

신흥 벤처기업의 융성에 덩덜아 지역경제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고층 콘도가 건설됐고 상점들과 주점 등이 성업이며 길에 보이는 람보르기니와 페라리 등의 고급 차량도 늘었다.

◇블랙베리 독점 깬 안정적 인력 공급

키치너-워털루 시의 벤처기업들이 붐을 일으킬 수 있는 이유에는 세계최대 인턴십 프로그램을 가진 워털루 대학에서 안정적으로 기술 인력을 조달할 수 있게 된 것도 있다.

이전에는 작은 벤처기업들이 이 대학에서 인력을 조달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졸업자들이 구글이나 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꾸준히 취업된 데다가 구직 시즌이 되면 블랙베리가 인력의 대부분을 싹쓰리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벤처기업들은 인재를 찾아 미국과 해외 등으로 나가야 했다.

래리 스미스 워털루 대 경제학과 교수는 "블랙베리의 성공이 다른 작은 기업들 위에 그늘을 드리웠다면 이제 역으로 몰락은 억눌렸던 작은벤처 기업들의 부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블랙베리에 근무했던 경력자가 많은 것도 신흥벤처 부흥에 도움이 되고 있다.

블랙베리 성공신화에 일조했던 임직원이라면 초기의 작은 사업을 큰 규모로 키우는 노하우를 알고 있으며 이는 세계무대로 뻗어가고 싶은 작은 벤처기업이 갖고 싶어하는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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