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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들 "암초가 사고원인 아닐 것…2시간 반 늦게 출항"

[진도 여객선 침몰]

(목포=뉴스1) 김호 기자 | 2014-04-16 08:52 송고

전남 진도 해상에서 16일 침몰한 6852톤급 여객선 세월호의 사고원인 중 하나로 암초가 거론되는 가운데 승선원들은 "암초는 원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에서 구조돼 목포한국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조타수 오모(58)씨는 "사고 해역 주변은 암초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정확한 사고원인을 짐작할 순 없지만 적어도 암초는 아닌 것 같다. '쿵' 소리는 여객선에 실린 컨테이너가 부딪히는 소리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씨에 따르면 사고 당시 잠을 자고 있다가 여객선이 심하게 기울고 침실의 물건이 바닥으로 쏟아지자 놀라 잠을 깼다. 잠에서 깬 뒤에는 곧장 선수쪽으로 달려나갔다.

오씨는 "여객선이 상당히 기울어 걷기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간신히 선수쪽으로 간 뒤 시설물을 붙잡고 구조를 기다렸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그는 선사 측에서 당초 계획했던 선장이 아닌 다른 선장에게 세월호 운항을 맡겼다는 소식과 관련해서는 "한 선장이 휴가를 가면 다른 선장이 근무하는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오씨는 "신모 선장은 매월 주어지는 5박6일의 휴가를 간 상태였기 때문에 또 다른 선장인 이모씨가 세월호 운항을 책임진 것"이라며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신씨의 휴가가 예정돼 있었다는 의미다.

오씨는 "신씨에 비해 오히려 이씨의 경력이 훨씬 많은 것으로 안다"며 "선장이 누구였는지와 이번 사고의 원인은 큰 연관이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견해를 밝혔다.

오씨와 함께 치료를 받고 있던 또 다른 선원 박모(60)씨도 "사고 당시 근무자는 3등 항해사와 조타수였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해경에 구조된 뒤 한참 동안 세월호 주변을 돌며 선박의 이상 유무를 살폈다. 박씨는 외적으로 큰 이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해경 경비정을 타고 세월호 바닥 부분을 살펴봤지만 이렇다할 파손 부분은 없었던 것 같다"며 "암초에 부딪혔을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오씨와 박씨 모두 사고 당시 잠을 자고 있어서 정확한 사고원인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암초가 사고원인은 아닐 것이라는 의견은 똑같았다.

이들은 세월호가 당초 계획에 따라 전날 오후 6시30분이 아닌 밤 9시께 출항한 이유에 대해서는 "안개 때문에 예정 시각에 출발할 수 없었다"며 "관계기관이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 안산단원고등학교 학생 등 459명을 태운 세월호는 이날 오전 8시58분께 좌현으로 기울어 침수 후 침몰됐다. 이 사고로 학생 등 2명이 숨졌다. 나머지 인원 중 164명은 구조됐으나 293명은 생사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kimh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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