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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 국내 정유업계, 1Q 적자늪 벗어날까

1Q영업익 전년동기比 60% 하락예상... '우울한 전망' 쏟아져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4-04-16 22:29 송고
한국주유소협회 소속 회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열린 '석유유통시장 정상화 촉구 궐기대회'에서 정부의 과도한 규제 철폐를 외치고 있다. 2014.4.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미국발(發) 정유시장 지각변동으로 국내 정유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주력사업인 정유 부문과 최근 투자를 집중한 석유화학 부문 모두에서 부진한 실적을 낼 전망이다.
17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정유업체들은 셰일가스와 캐나다산 원유를 이용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아시아 시장을 비롯한 세계 정유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석유수출량은 하루평균 390만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의 석유수출량이 늘어나면서 글로벌 정제마진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과 원료인 원유의 가격차이를 뜻한다.

관련업계는 단기간 내 정제마진이 개선되기 힘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중국까지 가세해 국내 정유업계의 정제마진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3월에 4년만에 석유제품 순수출국으로 전환됐다. 갈수록 정제마진이 낮아지면서 유럽에서는 2010년 이후 15개의 정유 설비가 폐쇄되기도 했다.
정제마진 하락으로 국내 정유업체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국내 정유업체들은 2010년 하반기 PX(파라자일렌) 호황으로 큰 수익을 거둔 이후 몇년째 실적부진으로 허우적거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실적악화와 기름유출 사고 등 각종 악재가 이어지며 업계 전반이 침체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력사업인 석유정제에서 수년째 실적부진을 보이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2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정유 자회사인 SK에너지가 지난해 4분기 3098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이 직접적 요인이었다. 에쓰오일도 지난해 4분기 정유부문에서 3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GS칼텍스 역시 정유부문에서 1000억원대 적자를 냈다.

올 1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유업계는 25일부터 1분기 실적을 잇따라 발표한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정유사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60% 가량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매출액이 15조8000억원, 영업이익이 2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충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올해 흑자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정유 부문에서 영업손실 600억원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최근 울산 울주군 온산공장에서 기름 유출 사고를 낸 에쓰오일 역시 정유부문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투자증권은 에쓰오일의 1분기 영업이익을 1064억원으로 예상했다. 정유부문 영업이익은 39억원으로 전년대비 무려 97%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신투자증권은 GS칼텍스의 1분기 영업이익을 1311억원으로 예상했다. 정유부문 실적 개선은 기대치에 못미친 197억원으로 전망했다.

그나마 정유부문 실적 부진을 상쇄해주던 화학사업도 공급과잉 국면에 접어들어 실적개선이 어렵게 됐다. 정유업체들은 중국발 수요가 넘쳤던 파라자일렌(PX) 투자를 늘리며 석유화학 사업 투자를 확대했다. 그러나 지난해말부터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되면서 PX가격이 급락했다.

이충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PX에 특화된 석유화학 부문 역시 지난해 4분기 대비 큰폭의 실적악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정유업계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경기회복이 이어질 경우 미국 정유업계만 호황을 누리고 국내 정유업계는 불황이 이어지는 양극화 현상도 우려된다.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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