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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철강업계 감산추진…호재인가? 악재인가?

저가생산 줄이고 고급 철강재 생산 늘려...국내 고가 철강시장 '위협'

(서울=뉴스1) 박기락 기자 | 2014-04-17 03:28 송고
과거 중국 철강업체들의 기술이 부족해 국내 수입량이 미미했던 냉연강판과 같은 고부가 제품의 수입이 늘고 있다.(중국산 냉연강판 제품)© News1


"국산차에 중국산 철강재가 사용된다?"

중국 철강업계가 생산량을 감축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생산쪽으로 강력히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국내 고급 철강재 시장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산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고급 철강재가 국내로 유입될 경우 국산 고가 철강시장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 철강업계는 정부 주도하에 지속적인 생산량을 감축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 국무원은 2018년까지 철강 생산량을 8000만톤 이상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조강생산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허베이성과 산동, 산시성의 철강업체를 통폐합하는 한편 설비를 폐기시켜 감산을 추진하는 중이다.

이처럼 중국 정부가 철강 감산을 추진하는 것은 철강업체들이 과잉생산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최근 몇년새 중국 철강업체들은 앞다퉈 증설 경쟁을 펼치면서 공급과잉을 초래해왔다. 이로 인해 저가의 중국산 철강재들이 국내로 마구 유입되면서 국내 저가 철강재 시장도 수익악화로 고전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자국 철강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확대에 집중됐던 업체간 경쟁을 평균 단가가 높은 고부가제품 생산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중국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 국내 철강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중국산 철강재 수입이 줄면 그만큼 공급과잉 문제가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철강협회 통계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국내에 수입된 철강재는 1939만톤이며 이중 중국산은 973만톤이다. 우리나라의 철강 내수 소비는 연간 5400만톤 내외며 내수 목적으로 생산된 국산 철강재가 4300만톤 수준이다. 여기에 수입물량을 더하면 835만톤 정도가 공급과잉 물량이다.

그러나 중국이 고부가가치 철강제품 생산에 집중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국내의 고가 철강재 시장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고가 철강재 제품이 국내로 유입되면 자동차 부품 등 국내의 고부가 철강산업의 가격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기술장벽으로 중국산 철강재 유입을 막겠다는 전략이지만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미 고급 철강재 시장에서는 중국산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 2008년 6.8%에 불과하던 중국산 냉연강판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7.4%까지 상승했다. 냉연강판은 세탁기, 냉장고와 같은 가전제품의 표면과 자동차 외부 강판으로 사용되는 고부가 제품이다. 중국에서 수입된 냉연강판은 주로 건축용 자재나 가전에 사용된다.

지난 2월에는 중국 최대의 철강업체인 바오산강철이 GM과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에 선재 제품을 납품하는 자격을 얻었다. 선재는 자동차용 스프링 및 파스너 부품으로 가공되는 철강재로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높은 기술력을 요한다. 완성차업체들은 원가절감을 위해 저렴한 부품소재를 채택하는 추세여서 국산 완성차업체들도 중국산 철강재 사용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감산 의지에 따라 국내 철강업체들의 양적 부담은 중단기적으로 완화될 것"이라며 "하지만 장기적으론 중국산 고부가가치 철강제품이 국내 시장을 위협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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