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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암병원 '차세대 암 진료' 시작

암환자 생명을 구하는 '노아의 방주' 자임
환자와 가족 위한 서비스전담 의사 운영

(서울=뉴스1) 고현석 기자 | 2014-04-16 03:44 송고 | 2014-04-16 04:26 최종수정
© News1


최고 수준의 암 치료, 환자 중심의 진료 프로세스, 새로운 환자 경험 등을 통해 글로벌 허브 암병원을 지향하는 '차세대 암병원' 연세암병원이 14일 진료를 시작했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세브란스병원 단지 안에 들어선 연세암병원은 연면적 10만5000㎡(3만2000평)에 지상 15층(지하7층), 510병상 규모다. 건축비는 2530여억 원이며 이중에는 1930명이 기부한 430억 원이 포함돼 있다.

연세암병원은 1969년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된 '연세암센터'를 모체로 한다. 연세암병원은 45년간 한국의 암치료를 선도해온 역사와 전통, 축적된 경험과 국제적인 연구 및 치료 네트워크 등을 토대로 국내는 물론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암병원을 목표로 건립됐다.

이를 위해 기획 단계에서부터 세계적인 암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지난 2005년 5월 연세암병원 설립을 위해 미국 MD앤더슨병원 홍완기 교수를 위원장으로 미국 에모리대, 일본 긴키대, 홍콩 중문대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자문위원회가 결성됐다. 여기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설계와 건축이 이뤄졌고 운영 체계도 마련됐다.

연세암병원의 정신은 병원 1층 출입로에 설치된 '노아의 방주' 조형물과 2층부터 7층까지 이어지는 '빛의 기둥'에 담겨 있다. 암 환자들이 노아의 방주에 올라 타 생명을 구하고 완치라는 희망과 약속의 상징인 빛의 기둥으로 향한다는 뜻이다.

연세암병원이 암 진단을 받은 환자와 가족들에게 완치를 위한 길잡이가 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빛의 기둥은 길이 30m, 둘레 19m의 대형 기둥으로 6568개의 세라믹 타일로 장식돼 있으며, 도예가 이재준 작가의 재능 기부로 제작됐다.

연세암병원은 위암, 간암 등 15개 암 전문센터를 비롯해 암예방센터, 암지식정보센터, 완화의료센터 등의 특성화 센터를 둠으로써 암 예방부터 진단, 치료, 교육까지 모두 맡는다. 다학제 진료를 하는 베스트팀도 간암을 비롯한 8개 센터에서 운영된다.

암 예방센터에서는 특히 '암 생존자 통합관리(cancer survivorship)'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5년 이상 생존해 암 완치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암의 재발, 전이 또는 2차 암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암 생존자 통합관리 프로그램은 이들을 대상으로 15대 암센터와 연계해 재발, 전이암에 대한 감시는 물론 각종 다른 질환이나 후유증 등을 통합 관리해주는 것이다.

최신 치료장비도 대폭 확충했다.

우선 로보틱 IMRT(세기조절 방사선 치료기)를 아시아 최초로 도입했다. 이 장비는 기존 IMRT나 사이버나이프에서 한 차원 발전된 형태로 광자선에너지를 6개의 관절로 구성된 로봇에 장착해 치료 효율을 극대화했다.

6개의 관절을 이용해 치료방향에 대한 제약 없이 정위적 방사선 수술 및 세기 조절 방사선 치료 등 전신 치료에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치료 중 실시간으로 종양의 위치를 추적해 종양에만 균등한 방사선량을 집중적으로 조사 가능하다.

라이낙(LINAC) 방사선 치료기도 기존 3대 외에 3대를 추가로 도입해 6대를 가동한다. 특히 신규 도입되는 라이낙 중 1대는 가장 최신의 기종으로 기존 장비에 비해 고선량의 방사선 조사가 가능해 치료 시간을 3분의 1로 줄였다. 이를 통해 불필요하게 발생하는 2차 방사선량을 약 70% 경감시켜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영상추적 방사선 치료 장치인 콘빔 CT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종양의 기하학적 형태의 변화를 확인해 보정 후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외에 토모테라피 3대도 이전 가동되며 암 수술에 특화된 다빈치 로봇수술기도 신규 도입 1대, 본원 이전 2대 등 총 3대를 운영한다.

연세암병원은 '꿈의 암치료기'라고 불리는 양성자치료기도 도입할 예정이다. 지난 11일 양성자치료기 도입과 관련, 프로노바(ProNova)사와 MOU를 체결했으며 이에 따라 양성자치료기 도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입원하지 않고 항암 치료를 받는 외래 항암약물치료센터를 확충, 어른(90병상)과 어린이(10병상) 구역을 구분해 운영한다. 또한 2~3시간 동안만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를 위해 리클라이너로 구성된 단기항암제 주사실도 별도로 마련했다.

'녹색병원'을 지향하는 연세암병원은 태양광 발전 설비와 태양광 가로등을 설치하는 한편 내부 인테리어 마감재도 친환경, 재활용 제품을 사용해 새집증후군을 최소화했다.

연세암병원은 환자와 가족을 위한 서비스 강화를 위해 '굿닥터팀'을 운영키로 했다. 금기창 연세암병원 부원장을 팀장으로 의사 49명, 코디네이터 17명 등 총 66명으로 구성되는 굿닥터팀은 환자와 가족들이 연세암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하기 전부터 치료 후 관리, 교육 등 전 과정에서 환자 서비스를 총괄 담당한다.

굿닥터팀의 운영으로 연세암병원에 암환자를 의뢰하는 타 병원 의사들이 전화나 이메일 등을 통해 환자에 대해 설명할 수 있게 돼 환자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등 전원(轉院) 과정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종전에는 환자를 의뢰할 때 진료기록만 복사해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굿닥터팀은 또한 암 치료를 마친 사람, 암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 암 치료 중 다른 질환에 걸린 사람, 암 가족력이 있어 암 발병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 등에 대한 교육, 상담, 정보 제공 등도 맡는다.

또 다른 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을 뒤 연세암병원에서 2차 소견을 원할 때 이를 해당 분야 교수에게 의뢰하는 등의 역할도 한다. 굿닥터팀은 암 치료와 예방 등에 대한 정보와 전문적인 설명도 제공한다. 굿닥터팀 팀장은 기업의 고객담당 임원(CCO)처럼 환자와 가족에 대한 서비스를 총괄한다.

연세암병원 이같은 운영 체계와 환자 서비스 프로그램을 통해 세 가지는 낮고, 세 가지는 높은 '3저(低) 3고(高)' 병원을 지향한다.

통증, 대기시간, 불안은 낮추고, 전문가 확보, 정확한 설명, 새로운 환자 경험은 더욱 높이기로 했다. 종전의 암병원이 암 환자의 불안 등의 정서적인 부분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상태에서 암 치료에만 집중하다보니 정작 인격체로서 환자가 소홀한 취급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연세암병원은 치료를 잘하는 것은 기본이며, 치료 과정에서 불안이나 우울증 등 수많은 감정적인 변화까지 고려해 환자가 받는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성훈 연세암병원장은 "100여년 전 세브란스병원이 한의학밖에 없던 조선 사람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의학을 선보였듯이 연세암병원도 우리나라 암 치료 역사를 새로 써나가게 될 것"이라며 "암 환자와 가족들이 믿고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이 되기 위해서 의료진과 전 직원이 합심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pontife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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