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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몰리는 신흥시장 벌써 거품 우려

(서울=뉴스1) 이지예 기자 | 2014-04-15 05:04 송고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올해 첫 2000선을 돌파한 10일 서울 중구 외환은행 딜링룸 시황판의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1998.95) 대비 9.66포인트(0.48%) 오른 2008.61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가 2,000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12월30일 이후 약 100일만으로 외국인이 12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2014.4.1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최근 신흥시장으로 글로벌 투자자금이 급히 몰리면서 거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신흥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 개선보다는 대외 악재 완화에 따른 반짝 호조일 수 있기 때문에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한국의 경우 글로벌자금이 차별적으로 접근할 것이란 진단이 많다. 안정적인 경상수지 흑자와 외환보유액, 수출기업 경쟁력으로 여타 신흥국들보다 탄탄한 기본 체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 선진국 경기 회복 본격화되면 '언제든' 자금이탈 가능

신흥시장 증시 강세는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우려 축소와 중국 경기부양책 예상 등 일시적인 기대감에 기반한 측면이 크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추가 테이퍼링은 잠시 유예된 것일 뿐이다. 중국 경기 역시 기대만 무성할 뿐 현실은 부진의 늪을 헤매고 있다.

박형중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5일 글로벌 리스크가 지금처럼 제한적인 상황이라면 신흥시장으로의 추가 자금 유입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현재 신흥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장기 투자 자금이라기 보다는 단기·투기적 성격이라고 볼 만한 징후들이 많다"고 분석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신흥국 통화가치 흐름은 환율 안정으로 평가하기엔 강세가 심상치 않은 수준"이라며 신흥국의 경기여건이 획기적으로 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신흥국 금융시장에 단기적으로 버블이 형성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요컨대 여건이 변하면 투자자들이 언제든지 신흥시장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이탈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미국 증시를 괴롭히는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이 완화되면 신흥시장의 매력은 그만큼 저하될 수밖에 없다.

최근 미국과 유럽의 경제상황을 보면 장기적으로 선진시장의 부활을 기대해 볼만 한 요소들이 눈에 띈다. 미국과 유럽은 산업지표에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한파에서 벗어나 경기회복이 가시화 된다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다시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들 것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년여간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워낙 많이 빠진 만큼 단기적으로는 되돌림 현상이 있을 수 있겠지만 긴 그림으로 보면 달러 강세가 예상된다"며 "1~2개월 동안은 신흥국 강세가 이어지겠지만 하반기 쯤에는 다시 선진시장으로 자금이 몰릴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 '펀더멘털 강국' 한국, 견조한 흐름 예상…중국 경기회복 과제

이에 따라 선진국이 본격적인 개선 국면으로 접어들면 신흥국 증시도 각국의 펀더멘털에 따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상수지 적자가 심각하거나 재정여건이 나쁜 국가들은 구조적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증시 반등이 제한적이다.

김종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태국, 폴란드, 말레이시아 등은 내수와 수출 개선으로 경기순환 회복이 예상된다"며 "이들 국가는 전통적으로 경상수지가 흑자를 나타내거나 적자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인도네시아, 터키, 브라질 등은 내수 회복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펀더멘털 개선 기대가 크지 않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인도의 경우 경제기반이 취약하긴 하지만 5월 총선 이후 경기부양이 현실화된다면 상대적 강세를 예상해 볼 수 있다.

올해 최고의 호조를 누리고 있는 한국은 신흥국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펀더멘털 강국에 속하기 때문에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곽 연구원은 "경상수지 흑자 규모나 외환보유액, 기업 경쟁력을 감안할 때 다른 신흥국에 비해 월등히 앞서 있다"며 "이같은 여건이 지속된다면 장기적으로 달러 강세가 나타난 데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신흥시장 전반에 추가적인 탄력을 기대하려면 신흥국의 형님 격인 중국의 경기 회복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국 정부가 최근 미니 부양책을 통한 경기부양을 시도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림자 금융, 과잉유동성, 부동산 버블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변준호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시장 대응은 여전히 소극적이며 선제적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 경기가 단기적으로는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경기나 금융 시장에 모멘텀으로 작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zyea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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