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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과잉진료 논란, "획일제재는 더 나쁜 해악"

대한갑상선학회, 과잉진단 논란에 공식 반박 입장 내
"1cm 이하 갑상선 종양도 경우에 따라서 수술이 필수"

(서울=뉴스1) 고현석 기자 | 2014-04-03 23:32 송고 | 2014-04-03 23:47 최종수정
갑상선암으로 수술받은 환자들을 위한 건강 강좌. © News1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갑상선암과 관련해 일부 의사들이 과잉진료 논란을 제기하자 대한갑상선학회(이사장 정재훈)가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공식입장을 냈다.

갑상선학회는 "과잉진단과 과잉치료는 절대적인 해악이므로 반드시 피하여야 하나, 이를 빌미로 비합리적이고 획일적인 제제가 가해진다면 이는 더 나쁜 해악"이라고 4일 밝혔다.

갑상선학회 정재훈 이사장은 "일부에서 주장하는 갑상선암의 5년 생존율은 갑상선암의 자연적 경과를 이해하지 못하고 다른 암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갑상선암을 바라본 잘못된 판단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며 "최근에 문제가 되는 1 cm 이하의 작은 암의 경우 치료를 시작한지가 불과 몇 년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판단은 너무 이르고 앞으로 최소 10년 후에나 판단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대한갑상선학회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초음파를 이용한 갑상선암 선별검사의 유용성'에 관한 공동연구에서 관련 1차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갑상선암의 초음파 선별검사를 권고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결론지은 바 있다.

정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갑상선암 증가를 조기진단만으로 설명하기는 곤란하다"며 "최근 외국에서 발표된 연구결과를 보면 갑상선암 발생에 환경적 인자보다 유전적 소인이 더 중요하고,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를 포함하는 동아시아 지역 사람들이 갑상선암에 쉽게 걸릴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외에도 요오드의 과다섭취, CT나 PET 검사 등과 같은 의학적 방사선 피폭의 증가, 비만인구의 증가 등이 일부 갑상선암 발생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적인 후보인자들"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1cm 이하의 갑상선암은 수술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정 이사장은 "2010년 갑상선학회는 이미 갑상선 종양이 우연히 발견되었어도 직경이 0.5 cm 이하인 경우 주위로 진행된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 한 세포검사를 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며 "문제는 직경 0.6 cm와 1cm 사이 종양인데 원격전이가 발생할 수 있음을 감안하면 아직까지는 경과관찰보다는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이런 경우 미국 갑상선학회에서도 수술을 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이사장은 "치료 계획은 각 개인의 의학적 상태, 동반 질환의 유무, 정확한 진행 상태 파악 및 기대 여명 등을 고려하여 환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경제 논리가 아닌 순수한 의학적 판단에 근거하여 수립되어야 한다"며 "의료 행위는 효율의 문제가 아닌 환자의 생명과 안위만을 위하여 이루어져야 한다는 단순한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신상원·안형식 고려대 의대 교수, 서홍관 국립암센터 의사, 이재호 가톨릭의대 교수 등 의사 8명으로 구성된 '갑상선암 과다저지를 위한 의사 연대'는 "우리나라 갑상선암의 증가는 기형적이고 이로 인해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이는 과도한 건강검진이 부른 과다진단이므로 무증상일 경우 초음파 검사도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의료기관이 검진센터의 수익을 노리고 불필요한 검진까지 권유하고 정부는 이를 방치하고 있다"면서 "의학적으로 효용성이 입증되지 않은 갑상선암 초음파 검사를 통해 치료가 불필요한 갑상선암 환자를 의료계가 만들어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톨릭대 이재호 교수는 "갑상선암 사망률은 전 세계에서 인구 10만명당 1명 미만일 정도로 매우 낮지만 국내에서는 매년 4만명에 달하는 환자들이 갑상선암 수술을 하고 이로 인한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pontife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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