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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근수근 Y증권…증권가 내부고발 '후덜덜' 시리즈 화제

직원 실명으로 내부고발…"침묵할 수 없었다"

(서울=뉴스1) 강현창 기자 | 2014-02-05 02:33 송고 | 2014-02-05 02:38 최종수정
증권가 화제로 떠오른 '후덜덜 증권사' 시리즈 © News1


"여의도 금융회사에서 회사비용으로 회식이 없는 유일한 증권사가 증권타운에 있는 Y증권이다. 10년 동안 공식회식이 딱 한번 있었는데 빈티지 강당회식이었다. 처음 회식이었는데 너무 배고팠다. 그리고 다시는 회식이 없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Y증권에 대한 '후덜덜 증권사' 시리즈가 화제다. 이 시리즈는 단순한 찌라시가 아니라 현재 Y증권에 다니는 A 직원이 실명을 걸고 배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부고발성이 짙다.

5일 현재 28차례에 걸쳐 연재된 후덜덜시리즈의 첫 글은 Y증권의 재무상태가 너무나도 건전(?)하다는데 대한 비판으로 시작한다.

증권사 NCR(영업용순자본비율) 순위에서 Y증권사가 1000%대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A씨는 "500% 이상 되는 증권사가 7개사에 불과한데 Y증권은 1위"라며 "NCR 총위험이 이상할 정도로 적다는 건 리스크 자산과 영업조직이 없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영업하는 건 별로없고 무늬만 증권사라는 것이다.

"디지털시대에 아날로그로 살아간다"는 내용도 눈길을 끈다. 회사의 출석체크가 전자신분증을 이용한 전산시스템이 아니라 수기로 작성하는 출근부로 이뤄진다는 얘기를 하면서다.
부서 예산이 없으면 자비로 명함을 작성해야 한다거나, HTS로 조회되는 해외자료나 뉴스가 전무하다는 내용도 있다.

최근 대부분의 증권사가 선보이고 있는 MTS서비스가 Y증권에 없는 이유를 설명할 때는 실소를 금하기 어렵다. 몇 달동안 MTS도입을 검토했지만 이를 담당하던 리테일본부장의 핸드폰이 스마트폰이 아니라 피처폰이어서 될리 없었다는 게 그 이유다.

Y증권 회장의 차량을 운전하는 기사들의 고충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A 씨는 "마포대교에 차 세우고 가버린 운전기사 소문은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 중에 모르는 사람이 없다"며 "남산터널을 지나며 통행료를 내고 신속히 목적지에 도착한 기사가 통행료 내는 길로 왔다고 박살난 적도 있다"고 전했다.

회사 등산을 갈 경우 여자직원은 남자직원보다 김밥을 한 줄 덜 받게 된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도 전했다. 김밥 이외에 음료수나 초콜릿 같은 간식도 지급되지 않고 남은 김밥은 회장이 차에 싣고 가버린다는 대목도 있다.

Y증권의 리서치팀이 사실은 국민연금의 거래증권사 선정을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는 고발도 있다.

리서치팀의 최고 직급이 대리에 불과한데 국민연금의 거래사 선정만으로도 리서치 인력 2~3명의 연봉처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A씨에 따르면 Y증권의 리서치팀은 시장분석을 위한 각종 자료를 전혀 구독하지 않으며 블룸버그 등 시황조회를 위한 단말기도 없는 상태다.

수년 전 과로사로 사망한 직원의 유족들이 회사로부터 어떠한 위로금도 받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전했다.

지난 2012년 5월 Y증권의 채권운용팀장 B씨는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당시 B씨는 국민주택채권 담합에 따른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와 보유채권 과다계상 문제로 인한 내부 징계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손실에 대한 책임으로 6개월 견책 처분과 함께 주 1~2회 야근과 격주 토요일 출근이라는 추가근무 명령을 받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Y증권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B씨의 죽음이 외부에 과로사로 소문나지 않게끔 입단속을 하라'고 지시까지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유족들 회사로부터 어떠한 위로금도 받지 못했다"며 "그리고 수년간 해당 자리는 공석인데 아무도 오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실명을 사용한 과감한 내부고발에 대해 A씨는 "진실 앞에 두려울 게 없고, 모두가 침묵하면 어둠이 물러가지 않는다"며 "시리즈는 50회가량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khc@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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