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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 FT 수석위원 "아베 '전쟁' 발언 충격적…오싹했다"

아베 총리, 중일 간 예상못한 무력 충돌 가능성 인정
日 정부 "총리 발언, 亞 평화 중요성 강조" 수습 나서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4-01-23 08:09 송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 © AFP=News1

마틴 울프 파이낸셜타임스(FT) 수석 논설위원이 22일(현지시간) 일본과 중국 사이에 예상치 못한 무력 충돌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정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발언에 "충격을 받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울프 위원은 "오늘 아베 총리의 발언을 두차례 들었다"며 아베 총리가 중국과의 무력 충돌을 상상도 못 할 일은 아니라고 간주하고 있다는 보도에 자신도 동의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울프 위원은 이어 "그것(총리의 발언)은 현실적이며 이 같은 현실감각은 전세계를 재앙으로부터 보호할 것이다. 하지만 오싹하게 만들기도 한다. 무심한 태도로 1차 대전을 언급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미국은 이 같은 난센스에 보다 단호하게 조치를 취할 것을 바란다"고 했다.

울프 위원의 비판은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아베 총리가 기조연설을 하기전 기자들과 가진 브리핑에서 한 발언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중국과 일본 간 전쟁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를 부인하지 않고 양국 간 관계를 1차 대전 직전에 라이벌이었던 영국과 독일 관계에 빗대며 "유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역 관계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 전략적 긴장은 1914년에 무력 충돌로 이어졌다.

아베 총리는 중국과 일본 관계처럼 당시에 영국과 독일도 높은 수준의 무역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점 때문에 이 같은 비유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돌발적으로 혹은 부주의해서 충돌이나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어떤 충돌도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발언 직후, 1914년 6월 우발적으로 발생한 사라예보 사건이 제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됐다는 사실을 현장 기자들은 상기했다고 미 시사주간 타임은 온라인 기사를 통해 전했다.

특히, 아베 총리는 중국이 전쟁으로부터 잃을 것이 더 많다고 시사했다. 무력 충돌은 경제 성장을 늦출 것이며 이로 인해 중국 지도부는 정통성을 상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베 총리는 일본의 피해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이, 양국 간 전쟁은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그러면서 중일 간에 군사적 대화 창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날 아베 총리는 대평양 지역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의 지속적인 군비 증강이라고 주장하며 군비는 매년 10%씩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또 미국과 일본은 올 하반기에 안보 관계에 대해 회담을 갖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일본은 "미국과의 군사 관계를 보다 강화시키길 원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의 발언이 논란을 빚자 일본 정부는 즉각 수습에 나섰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3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총리 발언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총리는 다보스포럼 기조연설에서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는 무력과 위협이 아니라 대화와 법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스가 장관은 "총리는 아시아에서 무제한적인 군사력 증강이 억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을 통해 총리는 아시아에서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캠브리지대학의 위기연구센터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중국과 일본의 경제적 중요성은 분명하다. 이들은 각각 전세계 2위와 3위 경제대국이며, 양국간 교역 규모는 1200억달러에 달한다"고 강조하며 "충돌은 18개월에서 최장 4년간 이어지는 글로벌 리세션을 촉발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센터는 "전쟁이 조만간 벌어진다거나 특별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충돌이 전혀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그 여파는 전세계적으로 감지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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