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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가 주목한 韓청년…1인용 전기차로 세계 흔든다

[단독인터뷰] 리트모터스 창업자 대니얼 킴…올해부터 생산 채비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에서 소개...CES에서 1인용 자동차 '주목'

(라스베이거스(미국)=뉴스1) 최명용 기자 | 2014-01-13 07:29 송고 | 2014-01-13 08:17 최종수정
대니얼 킴 리트모터스 사장이 C-1 탑승 시연을 하고 있다.© News1

1년간 배낭여행을 했다. 28개 나라, 106개 도시를 돌아다녔다. 결론은 '나만의 자동차를 만들자'였다. '많은 사람들이 혼자 차를 타는데 왜 그리 큰 차가 필요한가. 안전하면서 효율적인 1인용 차를 만들자.' 그렇게 회사를 만들었다. 언론이 주목했고 하버드비즈니스스쿨이 주목했다. 75만달러를 투자받아 현재 생산을 목전에 두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4'에서 화제를 몰고온 리트모터스 창업자 대니얼 킴(35)이 그 주인공이다.

대니얼 킴은 한국인이다. 어렸을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다. 포틀랜드에서 자랐고 리드대학교를 중퇴했다. 대학교를 왜 중퇴했느냐고 묻자 "스티브 잡스를 따라했다"고 쿨하게 답했다.
대니얼 킴 © News1
대학교 중퇴 후 자동차 회사에 입사했다. 랜드로버에서 기계공학 담당으로 1년반을 일했다. 9.11 테러가 터지면서 미국에 불경기가 찾아왔고 일자리를 잃었다. 이후 1년간 홀로 세계 여행을 다녔다.

배낭 여행을 마친 뒤 미국으로 돌아와 자신만의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꿈에 빠졌다. 처음엔 SUV를 개조했다. 엔진 효율을 높이고 디자인을 바꾸는 게 재미있었다. 개조한 SUV를 시운전 하던 중 교통사고가 났다. 거의 죽을 뻔했다.

'세계여행'과 '교통사고' 두가지 경험이 리트모터스를 창업한 계기가 됐다. 세계여행 중 봤던 대다수 사람들은 혼자 자동차를 탔다. 그렇게 큰 차가 필요하지 않았다. 문제는 작은 차는 안전하지 않다는 점이다. 운전도 불편하고 비가 오면 쓸모가 없었다.

대니얼 킴은 '아하 모멘트(Aha Moment)'라고 소개했다. 그는 "자동차가 전복되면서 250kg 무게의 샤시에 깔려 거의 죽을 뻔 했다"며 "이때 왜 그렇게 큰 차가 필요하지라고 번뜩였다"고 소개했다.

자동차를 반으로 줄이고 도시 생활에 딱 맞는 차를 만들기로 했다. 대신 안전하고 편리해야 한다. 그게 리트모터스와 'C-1'의 시작이었다.

'C-1'은 리트모터스가 내놓은 전기자동차의 프로젝트 명이다. C-1의 크기는 모터사이클과 비슷하다. 그러나 모터사이클은 정차할 때 두 발을 땅에 내려 균형을 잡아줘야 하지만, C-1은 그럴 필요가 없다. 두바퀴로 굴러가지만 '절대' 쓰러지지 않는다.

대니얼 킴은 '절대'를 몇 차례 강조했다. 자동으로 균형을 잡아주는 2개의 커다란 회전판(자이로스코프)이 차 밑 바닥에 장착돼 있다. 옆에서 자동차와 부딪혀도 미끄러져 나갈 뿐 넘어지지 않는다. 바퀴에 밧줄을 연결해 자동차로 끌어보는 실험도 했다. '절대' 넘어지지 않는다. 주차할 때만 랜딩기어를 쓴다.

교통사고의 경험 탓인지 대니얼은 C-1을 만들면서 웬만한 자동차 이상으로 안전장치를 탑재했다. 차체는 강철로 감쌌고, 안전벨트에 에어백까지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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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110V 일반 가정용 전기(미국은 가정에서 110v를 쓴다)로 4시간이면 완전충전된다. 220V는 2시간, 400~500V 급속충전이라면 30분이면 된다.

완전충전 후 약 200마일(약 320km)을 달릴 수 있다. 최고 속도는 시속 100마일(시속 160km)이고 출발 후 6초면 시속 100km(시속60마일)까지 도달한다. 오프로드에서도 달릴 수 있고 어떤 날씨에도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다. 교통 체증이 심하면 자동차 사이를 피해 갈 수 있고 주차는 오토바이 주자창에 해도 된다. 2인승으로 설계돼 뒷 좌석에 웬만한 짐을 실을 수 있다.

현재는 오토바이 면허를 따야 운전이 가능하다. 앞으론 미국 교통안전국에 C-1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도록 하겠다는 게 대니얼 킴의 포부다.

리트모터스는 CES 2014에 마련한 여러 자동차 부스 가운데 단연 돋보였다. 대형 자동차 메이커들이 화려한 볼거리를 선보였지만 관람객들은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리트모터스 부스를 살폈다. 리트모터스 직원들은 쿨하게 명함을 나눠주며 페이스북을 찾아오라고 소개했다.

이번 CES를 통해 이룬 성과에 대해선 '아직 공개하기 힘들다'고만 전했다. 리트모터스는 이르면 올해내 상업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투자자도 추가로 받고 본격적인 판매를 위해 사전 주문도 받고 있다. CES 참가 목적도 C-1을 널리 알리고 사전 주문을 많이 받기 위해서라고 했다. 생산이 본격화되면 C-1이란 프로젝트 명도 바뀔 예정이다.
리트모터스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 마련한 전시 부스. C-1콘셉트카를 두고 관람객들이 몰려 있다.© News1

리트모터스는 이미 미국 벤처업계 및 언론에 크게 회자된 바 있다. 벤처투자자들로부터 75만달러를 투자받았고 뉴욕타임스 포브스 비즈니스위크 등에도 소개됐다. 하버드대학교 비즈니스스쿨에선 "위험 분산형 벤처기업"의 한 예로 리트모터스 사례를 연구하기도 했다. '전기차 상업생산을 위해선 6억달러가 소요된다는 게 통설인데 리트모터스는 72만달러로 출발해 경쟁력있는 자동차 생산을 앞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 젊은이들에게 한마디 부탁했다. 대니얼 킴은 "한국적 교육 환경이라면 이 정도까지 이렇게 빨리 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아이디어가 있다면 도전해보는 게 시작"이라고 말했다.


xpe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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