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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중남미 플랜트 시장서 유독 강한 이유는…

[건설기업 제2의도약, 해외 텃밭서 찾는다]<13·끝>
'칠레 대지진' 등에도 끄덕없는 설계·시공 능력 '찬사'
브라질 제철 플랜트 상하공정 '싹쓸이'…내친 김에 미주시장 박차

(서울=뉴스1) 김정태 기자 | 2013-12-01 21:09 송고 | 2013-12-04 05:42 최종수정
편집자주 올해도 우리 건설기업들은 해외시장에서 700억달러 수주를 목표로 삼았다. 올 3분기 현재 해외수주액은 448억달러로 전년도 같은기간보다 13% 증가하며 선전하고 있다.그런데 이러한 외형적 성장이 마냥 달갑지만 않다. 최근 일부 건설업체들이 과당경쟁으로 저가 수주했던 탓에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수주산업이란 특성 때문에 일감을 따내지 못하면 기업의 성장 뿐 아니라 유지조차도 담보할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나온 결과이긴 하지만, 외형 성장의 덫에 걸리고 있다는 자성론도 만만치 않다. 외형 성장의 패러다임보다 내실있는 발전을 모색해나가야 하는게 절실한 과제로 다가온다. 중동에 편중된 해외건설시장의 포트폴리오를 분산하고, 플랜트 중심의 공정 다변화와 도시개발과 같은 패키지 건설 등 새로운 시장에서 성장동력을 찾아 나가야 하는 숙제를 풀어내야 한다. 해외건설의 제2의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뉴스1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건설기업마다 '텃밭'을 지켜내며 내실을 기하고 있는 해외건설 현장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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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이 2007년 수주한 칠레 앙가모스 발전소는 2011년 준공까지 칠레 대지진 등에도 500만 시간 무재해 기록을 세워 현지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사진 제공=포스코건설© News1

2010년 2월 27일 칠레. 지축이 심하게 흔들리면서 건물과 도로가 파괴되는 등 사상자와 실종자들이 속출했다. 리히터 8.8 규모의 강진이 칠레를 강타하는 '칠레 대지진'이었다.

이 대지진으로 칠레 연안에는 쓰나미가 덥치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당시 524명이 사망하고 31명이 실종됐으며, 300억달러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후에도 수십차례 여진이 계속됐다. 칠레 북부 항구 안토파가스타 인근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곳은 포스코건설이 한창 건설중인 앙가모스 석탄화력발전소 현장이었기에 본사도 초비상이 걸렸다. 다행히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 칠레가 지진이 잦은 곳임을 고려해 최고의 내진 설계를 한 포스코건설의 품질 시공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특히 지진 등의 재해가 빈번한 이곳에서 같은해 11월 준공과 함께 500만 시간 무재해 기록을 세워 현지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당시 이 프로젝트를 현지에서 진두진휘 했던 한종규 현장 소장(현 상무)은 "천재지변으로 인해 공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었던 상황임에도 500만 시간 무재해 기록을 세운 것은 물론, 준공도 조기에 완공하는 기록을 세웠다"며 "이같은 감사의 표시로 발주처로부터 700만달러의 보너스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칠레 벤타나스 석탄화력발전소. 포스코건설은 2006년 총 공사비 3억7000만달러에 벤타나스 석탄화력발전소를 수주했다. 이 사업은 국내 건설사 최초의 중남미 에너지플랜트시장 진출사업이다.© News1 이훈철 기자 이훈철 기자
◇에너지플랜트 강점 내세워 칠레서 '블루오션' 일궈 내
이같이 중남미에서 독보적 입지를 굳힌 국내 건설기업으로 포스코건설이 손꼽힌다. 우리와는 이억만리 먼곳에 위치한 물리적 거리 면에서나 전혀 다른 환경과 문화 등의 적응이 어려운 곳이기에 진출이 쉽지 않았다. 실제 국내 기업들이 유럽이나 중국 업체들과 경쟁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철강그룹 포스코 계열사로서 철강과 에너지플랜트의 기술력과 시공력을 내세워 미개척지인 중남미지역에서 블루오션으로 일궈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1998년 브라질 남동부 투바라옹 항구 인근에 연 생산 400만톤 규모의 펠릿공장을 준공하면서 중남미 지역과 첫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2006년 칠레 벤타나스 석탄화력발전소(240MW급)를 총 3억7000만달러에 수주하면서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 사업은 국내 건설사 최초의 중남미 에너지 플랜트 공사이자 최초의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턴키 프로젝트로 기록됐다.

벤타나스 발전소는 미국 AES전력회사의 칠레 자회사인 AES제너가 발주한 프로젝트다. 포스코건설은 열악한 지리적 여건에도 빠른 공기와 탄탄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이후 AES제너로부터 5개의 발전소 수주를 잇따라 따내게 된다.

2007년 앙가모스 석탄화력발전소(520MW급), 2009년 캄피체 석탄화력발전소(270MW급), 2010년 산타마리아Ⅱ 석탄화력발전소(400MW급)를 수주했다. 그리고 여세를 몰아 지난해 6월 산티아고 광산지역에 산업용 전력을 공급할 540MW급과 400MW급 석탄화력 발전소를 한꺼번에 수주했다. 두 발전소의 수주금액은 17억달러에 이른다.

포스코건설은 지금까지 칠레에서만 총 44억달러 규모의 에너지플랜트 6개를 수주하는 기록을 세웠다.

◇엘살바도르, 페루에 이어 브라질까지 잇단 '진격의 수주'
포스코건설은 2008년 AES의 엘살바도르 자회사인 AES폰세카로부터 엘살바도르 쿠투코 석탄화력발전소(260MW급) 수주를 따내면서 엘살바도르에도 진출했다. 수주금액은 2억달러 규모이다.

칠레와 엘살바도르에서 보여준 탄탄한 기술력과 발주처와 쌓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포스코건설은 2009년 페루에서 3억5000만달러 규모의 칼파 복합화력발전소(830MW급)를 수주했다. 그리고 2010년에 다시 페루에서 2억9000만달러 규모의 급 칠카 우노 복합화력발전소(810MW)를 따냈다. 국내 건설사 중 최초로 페루 에너지시장에 진출한 포스코건설은 2년 연속으로 복합발전소를 수주함으로써 중남미 시장에서의 확고한 입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포스코건설은 2011년 12월 약 5조원 규모의 브라질 CSP 일관제철소를 수주했다. 이는 국내 건설기업 가운데 해외에서 수주한 단일 플랜트공사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포스코건설이 이같은 대규모 철강 플랜트를 따낼 수 있었던 것은 제선·제강·연주 등 일관제철소의 모든 공정에 대해 설계, 구매, 시공, 시운전까지 EPC 턴키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건설사라는 점이 수주 배경으로 작용했다. 세계경제의 장기 침체 속에서 해외 사업부문의 역략을 강화한 결과다.

브라질 CSP社는 2015년 중순에 1단계 사업을 마무리 짓고, 2단계 사업으로 300만톤 규모의 고로 1기를 추가로 확장할 계획이어서 향후 2단계 사업에서도 포스코건설의 추가 수주가 유력시 되고 있다.
포스코건설(부회장 정동화)은 브라질 CSS社가 발주한 6억달러(한화 약 6300억원) 규모의 제철 플랜트를 수주했다. 알베르토 쿠냐(Alberto Cunha) 브라질 CSS社 사장(사진 앞줄 우측)과 이득희 포스코건설 플랜트 해외영업그룹 상무(사진 앞줄 좌측)가 브라질 CSS 제철 플랜트 LOA 서명 후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포스코건설© News1

브라질에서 포스코건설의 거침없는 질주는 지난 25일 브라질 CSS社가 발주한 6억달러규모의 제철 플랜트를 따내면서 다시 한번 제철 플랜트의 강자로서 면모를 과시했다. 이 사업은 총 연산 80만톤의 판재류(열연 20만톤, 냉연 60만톤)를 생산하기 위한 제철플랜트 건설 프로젝트다.

포스코건설은 현재 건설중인 브라질 CSP 프로젝트 상공정에 이어 하공정인 압연공장을 수주함으로써 중남미 경제발전의 선도적 국가인 브라질에서 모든 공정에 대해 EPC 턴키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일관 제철 플랜트 공급 및 시공실적을 확보하게 됐다.

CSS 프로젝트는 현재 준공을 앞둔 년산 350만톤 규모 광양제철소 4열연 공장건설의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순수자력기술로 수행하게 돼 포스코건설의 기술력을 대외적으로 인정 받는 계기가 됐다.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은“이번 프로젝트 수주를 계기로 100만톤규모 제철 플랜트 시장에서의 수주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이어질 CSS社의 2, 3단계 사업도 포스코건설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내친 김에 미국·유럽 진출 박차
포스코건설은 브라질의 북동부에 위치한 세아라주가 미주와 유럽 시장에 가깝다는 점을 발판 삼아 이곳으로 진출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글로벌 건설사로서 입지를 더 강화하기 위해 2011년 2월 에콰도르 제1의 설계·조달·시공(EPC)) 기업인 산토스 CMI를 인수했다. CMI사를 적극 활용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 본사를 두고 있는 산토스 CMI는 멕시코·칠레·브라질·미국 등 18개국에 130여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자국 내 최대 규모의 플랜트 시공업체다. 포스코 건설은 산토스 CMI가 중남미 사업영역 확장과 수주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CMI가 인수돼 중남미지역의 사업영역 확장과 수주 증대에 시너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멕시코, 칠레 등 중남미를 발판으로 미국 유럽 진출을 가속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dbma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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