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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코닝 대주주된 삼성, 소재사업 새판짜기 '속도'

삼성디스플레이 코닝 지분 7.4% 23억달러에 인수해 최대주주로
美코닝, 삼성코닝정밀소재의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43% 인수

(서울=뉴스1) 서송희 기자 | 2013-10-23 10:23 송고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 앞을 행인들이 걸어가고 있다. © News1 박철중 기자


삼성그룹이 미래 신수종사업으로 꼽고 있는 '소재부품' 사업재편 속도를 내고 있다.
얼마전 제일모직의 패션사업을 에버랜드로 양도하고 '소재부품' 사업에 집중토록 결정한데 이어,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코닝의 지분 7.4%를 23억달러에 인수해 최대주주로 등극함으로써 소재사업 '터다지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코닝의 지분을 확보하는 대신, 코닝은 삼성이 보유하던 삼성코닝정밀소재의 지분을 몽땅 인수하면서 삼성코닝의 경영권을 단독으로 확보했다. 삼성과 코닝이 지분교환을 한 것이다. 삼성코닝정밀소재는 코닝과 삼성디스플레이가 합작해서 만든 회사고, 삼성디스플레이는 4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코닝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삼성코닝의 지분을 자사주 매입방식으로 흡수할 방침이다.

이 결정은 지난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제임스 호턴 코닝 명예회장과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내려진 것으로 관측된다. 그룹의 사업 새판짜기를 이 회장이 직접 관여하고 있는 셈이다. 당시 이 회장과 호턴 회장이 만난 자리에 코닝의 웬델 윅스 회장겸 최고경영자(CEO)와 로렌스 맥리 기획총괄 부사장 등이 배석했고, 삼성측에서는 최지성 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함께했다.
코닝은 스마트폰 화면을 덮는 '고릴라 글래스'로 유명하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나 애플의 '아이폰' 등이 모두 이 유리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의 코닝 지분 확보는 단순히 디스플레이 커버용 유리를 위한 것이 아니다. 코닝은 우주선용 유리부터 휘는 유리, 케이블용 광섬유, 세라믹 등에서도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삼성이 앞으로 차세대 소재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측도 "코닝과의 이번 포괄적 협력계약 체결은 그동안 디스플레이 기판용 유리 제조 중심이었던 양사의 40년간 협력관계를 한단계 격상시켜 다른 사업분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일모직도 올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업체인 노바LED를 인수했으며 2011년에는 액정표시장치(LCD)용 편광필름을 만드는 '에이스디지텍'을 합병한 바 있다. 삼성그룹 차원에서 패션사업을 떼어낸 제일모직을 패션을 소재 전문 업체로 전략적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소재부품 사업은 삼성이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분야여서, 앞으로도 계열구조 변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소재를 주로 다루고 있는 삼성SDI, 제일모직, 삼성정밀화학, 삼성코닝정밀소재 등 계열사를 각각 특화시키면서 완제품 업체인 삼성전자의 내실도 함께 다지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이미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근처에 삼성전자, 삼성SDI, 제일모직, 삼성정밀화학, 삼성코닝정밀소재 등 5개 계열사가 모여 연구를 하는 '전자소재 연구단지'를 조성해 연내 가동할 계획이다. 소재 사업과 완제품 사업을 한자리에 두고 연구개발부터 실제 제품에 적용하는 시험까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다.

최근 삼성이 미래기술육성재단을 설립하는 등 '소재기술'을 강조하는 이유는 소재의 경쟁력이 완제품과 부품의 성능과 부가가치를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은 첨단분야의 핵심 소재는 대외 의존도가 더욱 심화되고 있어 주력 산업의 경쟁력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래 핵심소재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여기에 소재부품산업에 집중투자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견제도 작용하고 있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 제조기업들이 중국 현지공장에서 중국산 소재부품을 사용하는 비중이 2005년 40.7%에서 2010년 62.4%로 늘었다. 이같은 경향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소는 "중국의 부품소재산업 경쟁력이 높아져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한국이 '샌드위치'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짝퉁 만들기에 집중하던 중국 전자업체들이 최근들어 애플과 삼성을 위협할 정도로 뛰어난 품질의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어, 중국 소재부품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완제품 품질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중국기업의 추격을 의식하며, 완제품 품질강화뿐 아니라 소재부품까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매진하는 모습이다.


song6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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