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산업 >

'3000억 청년갑부' 허민, 왜 야구선수가 됐나

어릴때부터 '열혈팬'…30억 빚더미에서 개발한 야구게임 '대박'
'던전앤파이터' 성공이후 회사를 넥슨에 매각해 3000억 벌어

(서울=뉴스1) 지봉철 기자 | 2013-08-30 22:59 송고
락랜드 볼더스에 입단한 허민© News1

허민(37) 고양 원더스 구단주가 9월 2일 미국 무대 데뷔전을 치른다.

허 구단주는 29일(한국시간) 정식 입단절차를 밟아 독립리그인 미국 캔암리그(Can-Am League)의 락랜드 볼더스에 입단했다. 락랜드 볼더스는 마이너리그 싱글A수준의 독립리그인 캔암리그에 속한 5팀 중 올시즌 46승 49패로 3위를 달리고 있는 팀이다. 이 리그는 연간 팀당 100경기를 치른다.

결코 적지않은 나이에, 허민 구단주가 직업 야구선수로 새 삶을 열어간데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허 구단주는 여러번의 창업 경험도 있고, 수천억원대 자산가로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굳이 고단한 선수생활을 하지 않아도 될 터였다.

그러나 허 구단주는 다시 '모험'을 택했다. 왜일까.

사실 그는 '야구광'이다. 1960년대 부산중·고등학교에서 선수 생활을 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다. 아버지 손에 이끌려 어릴 때부터 '야구 경기를 지켜보며 야구를 하며' 그렇게 자랐다. 1995년엔 서울대 응용화학과에 입학하자마자 야구부에 가입했고, 총학생회장을 지내면서도 늘 야구를 가까이했다.

그의 '야구 사랑'은 어른이 돼서도 식지 않았다. 오히려 더 지극해졌다. 졸업후 2001년 그는 게임업체 '네오플'을 설립했는데, 밤을 새워가며 게임 개발에 몰두하다가도 롯데 자이언츠 경기가 있으면 서울, 인천, 수원 등 어디라도 장소를 불문하고 달려가곤 했다.

2001년 '캔디바'라는 소개팅 게임을 만들어 제법 돈을 벌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내놓은 게임이 모조리 실패하면서 그는 30억원의 빚더미를 안고 있는 채무자 신세가 됐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도전한 게임이 바로 '신야구'였다. 이 야구게임이 성공을 거두면서 그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다. 야구가 그에게 제2의 인생을 선물한 셈이다.

이후 2005년 출시한 '던전앤파이터'는 중국 진출 한달만에 중국 온라인게임 순위 1위에 올랐고 동시접속자 수 220만명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던전앤파이터로 큰 성공을 거둔 허 구단주는 2008년 네오플을 3800억원에 넥슨에 매각한다. 네오플 매각으로 30대 초반의 나이에 3000억원의 청년 자산가가 된 것이다.

허 구단주는 네오플 매각 이듬해에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미래에셋타워를 88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돌연 음악을 공부하겠다며 버클리 음대로 유학을 떠나 주위를 놀라게 했다. 2009년 음악을 공부하러 버클리 음대에 입학한 그는 음악 대신 너클볼의 원조를 따라다니며 너클볼을 배웠다.

그러다가 다시 귀국해 2010년 10월에 소셜커머스업체인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에 덜컥 투자했고, 이듬해엔 아예 이 회사를 직접 경영하기 시작했다. 위메프로 다시 경영자로 회귀는가 싶더니, 그는 2011년 국내 최초의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를 창단해 또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십여년동안 벤처기업가에서 음대 학생으로, 다시 벤처투자자에서 경영자로 변신했지만 그에게 단 한가지 변치않았던 것이 바로 '야구사랑'이었던 것이다.

그는 결국 꿈을 이뤘다. 지난 7월 위메프 대표직을 사임하고 락랜드 볼더스에 입단한 것이다. 허 구단주는 "원더스 선수들뿐 아니라 아직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에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면 반드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더 높은 무대를 위한 도전은 계속 될 것이다" 고 소감을 밝혔다.

락랜드 볼더스는 30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허민이 2일 오전 6시 미국 뉴욕에 위치한 프로비던트 뱅크 파크에서 뉴어크 베어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경기는 텔레비전과 인터넷, 모바일 기기를 통해 한국의 5000만 국민에게 생중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고양 원더스측이 한국 중계 문제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janus@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