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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슈렉'·'쿵푸팬더' 나온 '꿈의 공장' 드림웍스

26일 미국 LA 글렌데일시 본사 방문

(LA=뉴스1) 유기림 기자 | 2013-08-27 09:33 송고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외곽 글렌데일시에 위치한 드림웍스 본사 전경(CJ 제공). © News1


아름다운 공주가 괴물 왕자를 사랑하면서 같이 괴물로 변하는 해피엔딩('슈렉')과 어딘가 모자라지만 결국 쿵푸 고수로 올라서는 팬더 이야기('쿵푸팬더')가 나온 '꿈의 공장'.
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외곽 글렌데일시에 위치한 드림웍스 스튜디오 본사는 직원들이 예술적 영감을 마음껏 키우고 펼칠 수 있도록 거의 완벽하게 갖춰진 공간이었다.

드림웍스 최고경영자 제프리 카젠버그는 한류 마켓 축제 'KCON 2013' 취재차 LA에 방문한 한국 기자들과 이날 가진 공동 인터뷰에서 "캠퍼스(본사를 뜻함)를 둘러보면서 우리의 마술이 어디서 나오는지 발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젠버그의 말대로 드림웍스 본사는 대학교 캠퍼스같이 쾌적한 환경에서 직원들이 일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다. 총 46만 평방피트(약 4만2735㎡)의 사무공간은 주 스튜디오를 포함한 5개동과 식당, 주차장 등으로 구성됐다. 자연광이 들어오도록 사각형 모양으로 배치됐다.
건물 여기저기에는 나무와 잔디밭은 물론 잉어가 있는 연못과 분수대, 벤치가 설치돼 있었다. 드림웍스 직원들은 건물에서 나와 산책을 하며 자연에서 영감을 받는다. 이와 관련해 드림웍스 마케팅 서비스 담당 스캇 시퍼드는 "지구상에서 최고의 애니메이션을 만들려는 애초 목표에 따라 직원들이 편히 일하도록 대학교 캠퍼스처럼 디자인됐다"고 설명했다.

본사 중앙에 위치한 연못 주변에는 파라솔이 있는 식탁들이 놓여 있다. 이곳은 드림웍스의 산물이 개봉될 때마다 파티가 열리는 공간이다. 영화 개봉날 전 직원은 연못 주변에 모여 샴페인 축배를 든다. 평상시에는 점심을 먹거나 파티 장소로 활용된다.

드림웍스의 로고가 한눈에 보이는 입구 로비의 왼편에는 위용을 자랑하는 듯 에미상, 아카데미상 등 각종 시상식에서 차지한 트로피 16개가 전시돼 있었다. 로비에 연결된 복도의 벽 한쪽에는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을 더빙했던 배우들을 담은 액자 33개가 걸려 있었다.

건물 곳곳의 통로 양 벽면에는 제작진들이 애니메이션 작업 과정에서 분위기와 캐릭터 등을 구체화하려 손으로 그린 그림이 전시돼 있었다. 채색까지 완성된 그림에서부터 눈가 주름, 코 등 얼굴 구석구석 감독의 언급과 함께 연필로 그려진 캐릭터 얼굴 그림까지 있었다.

주요 제작 건물인 레이크사이드 빌딩에서는 '장화신은 고양이' 속편이 제작되고 있었다. 드림웍스 측은 실제 인물들의 움직임을 포착해 이를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입히는 지상 하층의 모션 캡처 스튜디오를 공개했다. 높이 약 3~4m되는 이 스튜디오의 중간 벽면에는 작업 과정을 볼 수 있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있었다. 작업 관련 자료들이 스크린 양 옆을 차지했다.

이곳에서 실제 배우들은 센서 57개가 붙은 검은 전신타이즈를 입고 영화상 필요한 동작들을 연기한다. 스튜디오 전체에 빙 둘러 붙어 있는 카메라 48개가 이 센서를 읽으면 제작진은 캐릭터에 움직임을 입힌다. 애니메이션에서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뼈대가 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제작진은 센서가 달려 있지 않은 부분들의 움직임까지 고려하며 자연스러운 동작을 연출한다.

최첨단 시설이 구비된 녹음 스튜디오에서는 녹음이 진행되고 있었다. 시퍼드 마케팅 서비스 담당자는 "어마어마한 스타가 녹음 중"이라면서도 누구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1층으로 올라와서는 간식과 음료수가 가득 찬 주방이 눈에 띄었다. 한 주방에는 개인적으로 예술 활동을 병행하는 직원들의 그림이 전시돼 있었다. 직원들의 예술적 영감을 중요시하는 드림웍스의 태도가 드러난 대목이었다. 다른 통로에는 테이블 축구를 설치해 막간 유흥을 즐기도록 했다.

본사 곳곳에서는 드림웍스 작품들의 흔적이 묻어났다. 담쟁이 덩굴로 덮여 있는 주차장은 2006년 개봉작 '헷지'에 영감을 줬다. 중앙 연못 한 켠 핫도그와 햄버거를 제공하는 간이식당에는 최근 개봉해 한국에서 관객수 191만여명을 기록한 '터보' 속 타코 트럭 '도스 브로스'의 로고가 그려진 입식 간판이 설치돼 있었다. 굳이 "재밌게 하려고" 이 간판을 설치한 드림웍스의 재치가 돋보였다.

건축적인 부분에서만 잘 갖춰져 있는 게 아니다. 직원들은 이곳에서 사진찍기, 연기 교습 등 예술적으로 영감을 받는 모든 일을 배우고 운동도 할 수 있다. 전담 의사는 직원들의 건강을 돌본다. 이는 의료비 부담이 높은 미국에서 의미가 깊다. 식당에서는 아침, 점심이 무료로 제공되며 야근자는 저녁까지 먹을 수 있다.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은 비교적 자유롭고 업무 시간도 엄격하지 않다. 맡은 일을 목표 기간 내 해내면 크게 상관없는 자유로운 기업 문화를 갖고 있다.

'슈렉 포에버'의 촬영 총책임자였던 전용덕 촬영감독(42)은 "회사에 의사가 있어 감기 등 잔병은 굳이 병원에 가지 않아도 해결할 수 있다. 또 창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교습이 잘 마련돼 있어서 스케칭, 데생, 컴퓨터 소프트웨어 작동법 등을 배우고 싶으면 그렇게 하도록 한다"며 "(드림웍스에서) 재밌고 즐겁게 일했던 기억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드림웍스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꿈의 공장이자 꿈의 직장인 셈이다.

한편 드림웍스는 1994년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제프리 카젠버그 현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게펜이 공동으로 창립한 드림웍스 SKG를 뿌리로 한다. 2004년 애니메이션 사업부가 분리 독립되면서 드림웍스는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이 회사는 글렌데일 본사 외에도 샌프란시스코, 인도 방갈로르 등에 스튜디오를 갖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는 합작법인을 만들어 놨다.

지금까지 '마다가스카' 시리즈,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 등 총 27편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드림웍스의 '슈렉 2'는 미국에서 역대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을 기록했고 CJ E&M이 배급한 '쿵푸팬더 2'는 한국에서도 같은 부문 1위에 있다.


gir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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