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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盧, 여야 싸울 때 野 손들어주는 여유"

(서울=뉴스1) 김승섭 기자 | 2013-08-13 06:27 송고 | 2013-08-13 06:28 최종수정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29일 국회 행정안전위회 이종우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장에서 웃고 있다. 2012.11.29/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자신이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원내사령탑을 맡았을 때 꽉 막힌 정국을 풀어갔던 '스킬'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각종 정치현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의원은 청와대와 여야가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회담 방식과 관련, '단독', '3자', '5자 회담'이냐를 놓고 갑론을박하던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여야 대표가 일대일로 만나 시원하게 퉁치면 되는 거"라고 지적했다.

2006년 1월 30일 당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였던 김한길 현 민주당 대표와 북한산에 올라 산상회담으로 꽉 막힌 '사학법 장외투쟁' 정국을 해소했던 일화를 소개하면서다.

이 의원은 13일에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2006년 4월 29일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예상치 못한 전화를 받고 다음날 청와대 조찬회동에 응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이 의원은 "순간 당혹스러웠다. 당시는 사학법 개정 문제가 마무리되지 않아 여야가 매일 싸우고 있을 때"라며 "나는 '일단 그렇게 하겠습니다'하고 전화를 끊고 울산에서 밤 늦게 차로 올라와 (다음날) 바로 청와대 관저로 갔다. 김한길 여당 원내대표가 먼저 와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 의원은 "노 대통령은 '갑자기 아침먹자고 해서 미안하다'면서 반갑게 대해주셨다. 아침을 먹고 커피 한잔을 하면서 노무현 대통령께서 김 원내대표에게 '김 대표님 이번에는 이 대표 손을 들어주시죠'(라고 했다) 나도 순간 당황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노 대통령이) '야당 원내대표 하기 힘든데 좀 도와주시죠. 양보 좀 하시죠'(라고했고) 순간 김한길 원내대표의 얼굴이 굳었다. 분명 모르고 온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김 원내대표는 '대통령님 당분위기와 완전 다른 말씀을 하십니다. 당분위기는 그게 아닙니다'(라고)정색을 하고 말했다"며 "노 대통령은 '나도 당분위기 잘 압니다. 지금 당이 내말 듣겠습니까. 내 뜻이 그렇다는 것입니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원내대표는 '저는 당에 가서 보고해야 되겠습니다'하고 일어서서 나갔다"며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른뒤 노 대통령은 '둘이서 청와대 구경이나 합시다' 하고 '내가 이 대표를 안내하지요'라며 일어서서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 같은 일화를 소개하면서 "나는 그날 두 가지를 배웠다. 김한길 여당 원내대표에게는 여당 원내대표가 대통령 앞에서 당의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한 것과 노 대통령에게는 정국이 꼬여 여야가 싸울 때는 야당의 손을 들어주는 여유가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그 후 내가 원내대표를 그만둘 때까지 노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거나 비난하기가 인간적으로 어려웠다"며 "지금은 고인이 된 분과 있었던 이야기가 오늘따라 생각이 났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이 같은 언급은 최근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회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또 청와대의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여당 지도부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한 언급으로 읽힌다.


cunj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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