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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 곧 100일, 예상 못한 시나리오…병원이 쓰러져간다

'전공의 이탈' 메운 교수 비상진료체계 한계에 휴진 사직
퇴직·급여중단 병원들 몸부림에…당국, 진료 대책만 요구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2024-05-06 10:34 송고 | 2024-05-06 17:57 최종수정
전국 19개 의과대학 교수들이 소속된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0일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하는 등 휴진을 강행하고 정부를 향해 의대 증원의 근거자료를 공개하라며 연일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2024.5.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전국 19개 의과대학 교수들이 소속된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0일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하는 등 휴진을 강행하고 정부를 향해 의대 증원의 근거자료를 공개하라며 연일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2024.5.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정부가 올 2월초 필수의료패키지 정책과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을 발표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의료계와 입장 차이를 여전히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가운데 교수들의 사직과 휴진이 늘어나면서 환자 피해와 함께 병원 경영난은 더욱 심화되는 중이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은 오는 10일 전국적 휴진에 돌입하고, 매주 1회 휴진을 준비한다. 전공의 공백 등으로 가동한 교수들 중심의 비상진료체계가 계속되는 당직과 과중한 업무로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달 3일 오후 온라인 회의를 통해 "정부가 의대 증원 절차를 진행해 2025년 정원을 확정할 경우 1주간의 집단 휴진 등 행동 방법을 논의했다"며 "정부의 잘못된 의료정책에 대응하는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했다.     

이번 의대교수 휴진에는 경상대, 서울대, 원광대, 울산대, 인제대, 대구가톨릭대, 한양대 등 전국 19개 의대 산하 병원 51곳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매주 1회 휴진을 결의한 이후 휴진 기간과 횟수가 점차 늘어나는 양상이다.

정부는 이에 맞서 전국 병원장들에게 의과대학 교수들의 사직, 휴직으로 인한 환자 피해 방지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0일 대한병원협회에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공문을 보냈다.
복지부는 공문에서 △환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병원 차원의 대책을 마련할 것 △환자에게 진료 관련 변경 사항과 사유를 충분히 설명할 것 △주치의를 변경해 주거나 다른 병원을 안내할 것 등을 당부했다.

정부와 의사들 사이에 낀 병원 입장은 난감하다. 의사들의 휴진으로 인해 경영난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행정적 처벌 권한을 갖고 있는 규제기관인 복지부와 등을 돌릴 수도 없다.

경희의료원은 심화되는 경영난으로 인해 오는 6월부터 급여 지급 중단, 희망퇴직 시행 등을 고려한다. 경희의료원은 경희대병원을 포함해 7개 의료기관을 산하에 두고 있는데 3월부터 매일 수억 원씩 적자다.

다른 병원도 마찬가지다. 인제대 상계백병원은 소속 교수들에게 6개월간 급여를 자발적으로 반납한다는 내용의 '급여 반납 동의서'를 보냈고, 서울대병원은 인건비 감축을 위해 간호 인력을 중심으로 무급 휴가를 시행하기로 했다.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도 의사를 제외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각각 희망 퇴직과 7일간의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고, 기존 계좌의 한도를 늘리는 병원도 곳곳이다.

하지만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복지부는 해당 공문에서 "환자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진료계획의 변경이 없는 갑작스러운 진료 중단 또는 진료 예약 취소는 정당한 사유 없는 진료 거부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유의해 달라"고 밝혔다.


ca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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