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우주항공청장 후보자에 내정된 윤영빈 교수(왼쪽)와 임무본부장 후보자 존 리 전 나사 고위임원(가운데), 차장 후보자 노경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이 2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인선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2024.4.2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달 출범하는 우주항공청(KASA)을 이끌 주요 보직에 최고 전문가를 기용하면서 '뉴 스페이스'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
25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초대 우주항공청장에는 윤영빈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가 내정됐다.차장에는 노경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 임무본부장(1급)에는 존 리 전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본부장이 임명될 예정이다.
세 사람은 우주항공청법이 시행되며 우주항공청이 출범하는 다음 달 27일 모두 보직에 임명된다.
정부는 우주항공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연구를 수행하게 될 우주항공청을 이끌 최적임자를 찾았다고 한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 조직을 이끌어야 하는 만큼 행정적 역량 역시 중요한 고려 요소로 작용했다.윤 교수만 해도 액체 로켓이나 가스터빈 엔진 연구를 40여 년간 수행한 대표 연구자일 뿐 아니라 나로호 개발, 한국형 발사체 개발, 달 탐사 1단계 사업 성공에도 기여한 이력이 있다.
동시에 서울대 항공우주신기술연구소장, 차세대우주추진연구센터장으로 재직하며 행정 분야에서도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한국계 미국인인 존 리 임무본부장 내정자가 주목받았다. 임무본부장은 연구개발(R&D)과 우주항공 산업 육성 등을 총괄하는 자리다.
10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1992년부터 29년간 나사에서 근무한 존 리 내정자는 나사에서 진행된 굵직한 우주 프로그램을 관리한 우주 분야 전문가다. 미 백악관 행정예산국에서 예산 관리자로 일한 경험도 갖췄다.
정부는 청장을 제외하고는 우주항공청 연구원으로 외국인과 복수국적자 임용을 허용해 글로벌 인재를 영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외국 인재로) 후보군이 10명 이상이 있었다"며 "그중에서 우리가 원하는 스펙이 있는 분을 모셨다"고 했다.
산하 연구소가 아닌 나사 본부에서 근무한 한국계 연구원은 현재까지 2명뿐인데 한 명이 존 리 내정자라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다.
나사 전문가를 영입한 것은 글로벌 협력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GSFC)를 방문하는 등 미국과 항공우주 협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우주동맹'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아르테미스 등 미국 주도 프로젝트에 참여를 확대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대통령실은 존 리 내정자가 그간 쌓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나사를 비롯한 글로벌 협력을 대폭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존 리 내정자를 영입하기 위해 공을 크게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사에서 근무한 직원이 해외에 취업할 때는 미국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정부는 승인을 위해 미 정부에도 협조를 구했다.
정부 관계자는 "내정자께서 생활 기반이 다 미국에 있어서 열심히 설득했다"며 "우주항공청 설립 취지에 공감하고 조국을 위해 기여하는 것이 큰 보람이 있겠다고 생각해서 제안을 수락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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