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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들은 '주1회 셧다운'…학생들은 속속 '복귀 조짐'(종합)

교수들, 정신적·체력적 한계 봉착해 셧다운
'15주 이수 필수'…이달 하순 수업재개 마지노선

(전국=뉴스1) 박소영 기자, 한귀섭 기자, 남승렬 기자, 김태진 기자, 임충식 기자, 장수인 기자 | 2024-04-24 18:02 송고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장기화 되고 있는 24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2024.4.2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장기화 되고 있는 24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2024.4.2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전국 일부 의과대학들이 학기 내 수업일수 '마지노선'이 임박함에 따라 수업 재개의 기로에 서있고, 의대 교수들은 '주 1회 진료중지 셧다운'을 예고하면서 이번주가 의대 증원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내년도 의대 모집정원에 한해서 일정 범위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해달라는 국립대 총장들의 받아들이면서 국면 전환이 기대됐지만, 의료계가 수용을 거부하며 의정 갈등이 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구 계명대, 전북 원광대를 비롯한 전국 곳곳의 의대·대학병원 교수들이 26일 수술일정부터 '주 1회 셧다운'에 돌입한다. 수련병원 전공의들의 이탈로 교수들의 업무부담이 심해지면서 정신적·체력적 한계에 이르렀다는 게 이유다.

원광대 의대 교수들은 26일 이후 매주 금요일에는 중증·응급 환자 수술 및 진료를 제외하고, 외래 진료 및 수술을 중단할 예정이다. 이들 교수들은 오는 29일 학장에게 110여 장의 사직서를 종이로 출력해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강릉아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는 울산대 의대 교수들은 내달 3일부터 일주일에 한 번 휴진에 동참하기로 했다. 강릉아산병원에는 88명의 교수가 재직 중이다. 다만 현재까지 병원 측에는 별다른 의사가 전달되진 않았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병동, 수술, 환자가 축소돼 수익이 악화되고 기존 의료진의 피로 누적을 호소하자 자체적으로 주 1회를 검토 중이다.

대전 일부 대학병원은 수도권 의대-병원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교수 집단사직 등에 대비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북대가 8일부터 의대 수업을 재개했지만 실제 등교하는 의대생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한 직원이 의대 본관 주변을 청소하고 있다. 2024.4.8/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북대가 8일부터 의대 수업을 재개했지만 실제 등교하는 의대생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한 직원이 의대 본관 주변을 청소하고 있다. 2024.4.8/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반면 전국 의대 곳곳은 수업일수 '마지노선'이 가까워 짐에 따라 멈췄던 수업을 재개하고 있다. 현행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보면 의대 수업일수는 매 학년당 30주로 한 학기당 15주 수업을 이수해야 한다. 대학들은 이달 하순을 '마지노선'으로 내다봤다.

인하대의 경우 의대생 4학년에 한해 오는 29일 실습 수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나머지 1~3학년의 경우 유연학기제 도입 등을 고려 중이며 내달 13일 수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경북대 의과대학 본과 1학년 대면 실습수업은 이날 재개됐다. 이날에는 본과 1학년을 대상으로 '해부학' 실습수업이 오전·오후 두차례 진행됐다. 경북대는 본과 1학년생 110명 중 10%가량이 실습수업 참여 의사를 밝혀 수업 재개 방침을 정했다.

다만 학생들의 출석율은 저조한 상황이다. 이날 진행된 오전 수업에는 3~4명의 학생만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대는 증원된 의과대학 정원의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한 6개 국립대 중 1곳이다. 경북대는 내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정원 규모를 정부 증원분(90명)의 50%인 45명 증원으로 의결했다.

가천대 의대의 경우 이미 지난 1일부터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가천대는 대량 유급사태를 막기 위해 출석을 따로 확인하고 있지는 않으며, 출석율 또한 공개하지 않는 상황이다. 의대 규정에 따라 수업 결석일이 학기의 4분의 1을 초과할 경우 F학점으로 유급 처리가 이뤄진다.

강원대 의대는 전날부터 새 학기 수업을 온라인으로 재개했다. 교수들이 온라인에 강의 영상 등을 올리면 학생들이 이를 듣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가톨릭관동대는 오는 29일 의대 수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대학들은 이달 말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의대 정원 시행계획 수정안을 제출해야 한다. 그래야 내년도 대입 전형 시행 계획에 맞출 수 있다. 그러나 대학들은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 등을 고려해 그 규모를 쉽게 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대학 관계자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마음이 급하지만, 증원 규모를 먼저 결정하긴 쉽지 않다"며 "이를 공개하는 것도 구성원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imsoyo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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